재무통 전진 배치, 비용 효율화 재무구조 개선 나설 듯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인사에 강희석 대표가 물러나면서 정용진 부회장에 대한 ‘경고장’을 날린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재무통’ 수장들이 전진 배치되면서 비용 효율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리한 투자는 중단하고, 비용 절감을 통한 건전성 개선에 나서는 한편, 사업구조 개선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여겨진다. 수조원에 달한 투자 대비 비효율성 측면을 들여다보는 것은 물론 적자폭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전망이다.

40%이상 물갈이의 배경은 이마트의 악화된 재무구조에서 비롯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마트 및 이마트 산하 계열사들의 최근 5년간 재무구조를 보면 악화한 모습을 볼 수 있다.

2019년을 기점으로 이마트의 실적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8년 영업이익 4628억 원 실적은 1년 후 2019년 영업이익 1506억 원을 내며 반 토막 이상 급감했다. 이후 3000억 원대 까지 회복했지만 2018년 영업이익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은 1356억 원으로 최근 5년 간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까지 실적은 아예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이 기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쓱닷컴 출시와 G마켓 인수, 야구단 인수 등 굵직한 투자에 나서며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성적표를 거두지 못했다. 야구단 사업은 적자를 내는 사업이라 마케팅 및 이미지 개선으로 활용하는 차원으로 인식됐다.

G마켓 인수를 통해 쓱닷컴과 시너지를 기대한 것도 현재로선 적자폭 개선 효과 외엔 뚜렷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쓱닷컴은 적자폭을 개선하는 단계로 현재 적자 행진 중이다. G마켓 역시 적자 진행 중이다.

G마켓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기준 398%에 달하며 400%에 육박했다. 건전성 리스크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적자를 내고 있어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마트가 연결기준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된 현금은 3570억 원이다. 이에 반해 지급된 이자는 1974억 원, 리스부채 상환에 2437억 원으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황이다. 돈을 벌어도 이자와 임차비로 나가는 돈에 빠듯한 상황이다.

차입금은 단기, 장기 각각 3조4053억 원, 4조4034억 원으로 총 7조8000억 원에 달한다. 리스부채도 3조5367억 원에 달한다. 총 부채 규모만 11조9326억 원이다.

이처럼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정용진의 남자’로 불렸던 강희석 대표가 임기 2년을 남겨두고 교체됐다. 표면적으로는 강 대표의 교체지만 깊숙이 들어가면 정용진 부회장에 대한 경영능력에 의구심이 드는 모습이다. 정 부회장이 런칭한 사업들은 대부분 오래 못가고 철수하면서 ‘마이너스 손’이란 오명이 따라다닌다. 게다가 고객들과 소통하겠다고 SNS에 몰두하면서 정작 경영에 소홀하고 있지 않느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들렸다.

이런 평가 속 이번 정기 임원인사는 내포하는 의미가 크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이 나서 아들인 정 부회장을 내쫓진 못하니 강 대표를 물러나게 하면서 경고한 것이란 해석으로 읽힌다. 또한 이 명예회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재무통’ 라인이 배치되면서 정 부회장이 벌인 사업들에 직접 손을 대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따라 첫 번째 작업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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