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된 엘니뇨. 뜨거워지는 지구.  [사진=KB금융]
다시 시작된 엘니뇨. 뜨거워지는 지구. [사진=KB금융]

[시사프라임 / 박시나 기자] 올해 슈퍼 엘리뇨로 인해 원두와 원당 가격 상승하고, 이로 인해 ‘슈거플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또 내년에는 라니냐 발생으로 ‘애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도 제기됐다.

KB금융그룹은 18일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다시 발생하고 있는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파급 효과를 진단한 ‘다시 시작된 엘니뇨, 뜨거워지는 지구’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발생한 엘니뇨가 슈퍼 엘니뇨로 확대되며, ‘슈거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엘니뇨 현상’이란 적도 부근 태평양 해역에서 무역풍이 잦아들면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엘니뇨 현상’으로 지구의 평균 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지구 온난화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엘니뇨 시기에는 곡물 가격 변동성이 역대 평균 수준을 유지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원두, 원당 등은 엘니뇨가 강하게 발생할수록 가격 변동성이 크게 나타났다.

실제 2015~16년 슈퍼 엘니뇨 시기에 원당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며 설탕 가격이 급등하여 물가가 상승하는 ‘슈거플레이션’이 발생했다. 당시 빵, 과자, 음료수 등 설탕이 들어가는 가공식품 가격이 크게 상승했으며, 설탕류는 즉석식품, 탄산음료, 밀가루, 맥주에 이어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많이 소비했다.

농업, 축산업, 수산업 등 1차 산업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으며, 겨울 의류와 방한 용품 판매 부진으로 의류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글로벌 곡물 수송량이 증가하면서 곡류, 목재 등을 포장하지 않고 그대로 선창에 싣는 ‘드라이 벌크’ 관련 해운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고온 다습한 겨울 날씨로 인해 작물이 부패되는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해 냉동 창고 등의 특수 창고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내년 하반기 이후 남미 지역에서 라니냐 영향으로 기상 이변이 나타날 경우 남미 곡물 수출량이 감소해 곡물 가격이 상승하고 물가가 오르는 에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에 따르면 라니냐의 경우 2000년 이전까지는 글로벌 주요 곡물 가격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으나 2000년 이후부터는 옥수수·밀·대두 등 글로벌 주요 곡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가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지구의 항상성 유지 체계가 무너질 수 있으며, 더 큰 기후 위기가 올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며 “기후변화가 실물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기후 변화에 따른 경기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리스크 관리를 체계화하고, 기후 위기에 대한 선제적 지원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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