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말 인터넷은행 주담대 잔액 24조 954억원
7개월 만에 가장 작은 증가폭
시중 5대 은행은 증가 추세
5대 은행 앞다퉈 가계대출 상품 금리 인상
주담대 증가폭 둔화될 것

22.12.12. 12일,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부담스러워 월세방을 알아보다 찜질방을 선택한 청년들이 늘면서 홈리스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그래픽=이은지 기자]
22.12.12. 12일,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부담스러워 월세방을 알아보다 찜질방을 선택한 청년들이 늘면서 홈리스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그래픽=이은지 기자]

[시사프라임 / 이가현 기자] 가계대출 확대의 주범으로 지목되던 인터넷은행 주담대 잔액 증가세가 이번 3분기에는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토스뱅크가 전월세 대출을 출시하며 새롭게 시장에 들어왔음에도 증가폭은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 반면 시중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30일 인터넷은행 3사(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의 주담대(전월세 대출 포함) 잔액은 9월 말 기준 약 24조 9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8월 말 잔액 23조 3,829억원 보다 7,125억원 증가한 수치로, 증가폭은 지난 2월(3,086억 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 2달 동안 1조 9,950억원 증가하며 시중 5대 은행에 비해 훨씬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이로 인해 인터넷은행 주담대 잔액 증가세를 견인했다는 평을 받았으나 9월에는 증가세 둔화가 눈에 띈다.

카카오뱅크의 9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19조 8,673억원으로 8월 말 19조 3,174억원보다 5,499억원 증가한 것에 그쳤다. 증가폭 역시 지난 6월 1조 4,818억원의 증가폭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약 2.7배 감소했다.

케이뱅크의 9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4조 2,171억원으로 지난 8월에 비해 약 1,516억원 증가했다. 토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11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이번 3분기 인터넷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증가세가 주춤한 이유는 이들 은행이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 8월 은행장 간담회를 개최해 DSR 등 현행 대출규제 및 여신심사절차가 제대로 준수되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함을 당부했다. 또한 가계대출 취급실태 현장 종합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히며 지난달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를 상대로 현장점검을 진행했다.

이러한 금융당국의 압박에 카카오뱅크는 지난 8월 25일 50년 주담대 상품에 연령 조건을 추가했으며, 30일부터는 주택구입자금 목적 주담대 대상을 무주택자로 제한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였다.

한편 시중 5대 은행(KB국민・하나・신한・우리・NH농협)의 9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517조 8,588억원으로 8월 말에 비해 2조 8,591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지난 6월 1조 7,245억원의 증가폭을 기록한 것에 비해 약 1.7배 증가한 수치다. 이 달 말에는 2조 2,504억원 증가해 지난 달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감소했으나 여전히 가계대출은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5대 은행은 앞다퉈 주담대 상품 금리 인상에 나섰으며, 신한은행도 내달 1일부터 일부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사프라임>과 통화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하는 이유는 2가지가 있다. 앞으로 금리가 올라갈 거 같으니 오르기 전에 미리 대출을 받자는 심리와 주택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택 가격에 대한 낙관론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앞으로의 주담대 추이와 관련해 “정부의 조치가 없어도 주담대 증가폭이 둔화될 것”이라며 “경기가 안 좋고 주택 가격도 반짝 올랐다가 둔화되고 있다. 시중 금리도 계속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주담대가 오를 이유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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