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진열돼 있는 각사 소주 브랜드. [사진 = 김주원 기자]
마트에 진열돼 있는 각사 소주 브랜드. [사진 = 김주원 기자]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주류업계 가격 인상 도미노가 현실화됐다. OB맥주에 이어 하이트진로도 주류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고물가로 인해 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던 정부의 의지만 무색해졌다. 롯데칠성도 가격 인상에 나설 지 주목된다. 

하이트진로는 주정 및 공병 가격 인상 등의 이유로 11월 9일 부터 소주 대표 브랜드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출고가를 6.95% 인상한다고 31일 밝혔다. 360ml 병과 1.8L 미만 페트류가 인상 대상이다.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소주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소주 시장은 경쟁 심화로 3분기 판매 수량이 전년 동기대비 4%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지난 4월 소주 원료인 주정(에탄올) 가격이 평균 9.8% 올랐으나 업계서는 동결하며 원가 부담이 커진 것도 이번 인상 배경으로 꼽힌다. 판촉비까지 상승하며 3분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에 수익성 회복을 위한 가격 인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연초부터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 가격이 10.6% 인상되고 신병 가격은 21.6%나 인상되는 등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제조경비 등 전방위적으로 큰 폭의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으나,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발맞추고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 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소주업계의 가격 인상은 예견된 일이었다. 원가 상승에도 가격을 동결했지만 버티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인상을 단행했다. 다

앞서 오비맥주는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제품의 공장 출고가격을 평균 6.9% 인상했다. 카스 500ml 캔 제품은 현행 가격을 그대로 유지했다.

하이트진로는 전체 품목이 아닌 소주 대표 브랜드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에 한정했다.

이번 하이트진로의 소주 가격 인상은 타당한 것인가에 대해선 비판이 예상된다. 주정 단가는 인상됐지만 전체 매출원가율은 오히려 좋아졌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올해 상반기 리터 당 주정 단가는 1795.43원으로 지난해(1707.37원) 보다 88.06원(5.15%) 올랐다.

매출원가율을 보면 55.9%로 지난해 같은 기간(56.8%)보다 낮아졌다. 매출원가율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 수익성이 높아진다.

3분기 실적이 나와야겠지만 증권가에선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DS투자증권은 하이트진로의 3분기 실적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295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정 가격은 22년 7.8%, 23년 9.8% 연달아 인상되며 하이트진로의 연간 원가 부담액이 250~300억원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OB맥주에 이어 하이트진로까지 가격을 인상하면서 이목은 '새로' 소주를 판매하는 롯데칠성에 쏠린다.

이번 가격 인상에 소비자단체의 반발도 예상된다. 앞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OB맥주가 가격 인상에 나서자 “원가 압박에 대한 주장이 크게 타당성이 없고 영업이익과 매출액까지 매우 양호해 가격 인상 타당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외식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줘 소비자 부담이 심화될 여지가 크게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시사프라임>과 통화에서 “하이트진로 가격 인상에 대한 단체 공식 입장은 논의 후 답변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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