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11.27.  현금서비스 및 리볼빙 잔액.  [그래픽=박시나 기자]
23. 11.27. 현금서비스 및 리볼빙 잔액. [그래픽=박시나 기자]

[시사프라임 / 박시나 기자] 가계대출로 소득 대비 지출이 많으면서 현금서비스 및 리볼빙을 이용하는 은행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현금서비스 및 리볼빙 잔액도 증가 추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고물가 고금리 기조에 소득 감소로 빚을 내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어 당분간은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동대문구에 사는 최원민씨(남 41세)는 이달에도 현금서비스를 이용했다. 주택담보대출 외에 신용대출까지 끌어오면서 소득 대비 지출이 많다 보니 어쩔 수없이 현금서비스로 충당하는 실정이다. 최씨는 “외벌이다 보니 소득은 그대로인대 지출은 갈수록 늘어나는 구조다 보니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여러 개 카드로 ‘돌려막기’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푸념했다. 이어 “더 상황이 안 좋아지면 보험 해지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 씨처럼 지출이 소득보다 많은 가구에선 카드 할부 및 현금서비스로 생활비를 충당하며 ‘빚’ 이 늘고 있다.

27일 여신금웅협회에 따르면 10월 기준 국내 8개 전업카드사(KB국민·신한·우리·하나·삼성·현대·롯데·비씨카드)의 현금서비스 규모는 43조2000억 원으로 전월(38조4930억 원) 대비 4조7070억 원 증가했다. 잔액은 6조5826억 원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다. 결제성 리볼빙 잔액은 7조4697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전월(7조5024억 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잔액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가계가 소득으로 충당이 안 되다 보니 카드 사용으로 ‘돌려막기’를 활용해 생활비를 메꾸고 있다는 방증이다. 문제는 이런 빚이 빚을 나 빚더미에 않을 수 있다는 우려다.

가처분소득보다 소비 지출이 많은 적자 가구 비율은 24.6%에 달한다.

현금서비스의 이자는 은행마다 다르지만 통상 6~19.9%이다. 만에 하나 만기 시 갚지 못하면 신용등급 관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다른 대출 이용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

장기 대출상품인 카드론은 35조8597억 원으로 전월(35조5951억 원) 대비 2646억 원(0.7%)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빚을 갚지 못해 회생 신청자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9만43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1% 급증했다.

카드 신규 회원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10월 신규 회원수는 75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해지 회원은 58만2000명으로 전월(50만9000명)보다 증가했다.

당분간은 현금서비스 및 리볼빙 잔액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지속되고 있는 고금리 고물가 영향이 크다. 실제 고금리 영향으로 1년 전보다 이자비용은 24.2%나 크게 늘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사프라임>과 통화서 “고금리 고물가에 소득으로 원금과 이자 상환 부담이 높아 ‘돌려막기’ 하면서 다중채무자 비율이 늘고 있고 연체율도 증가하는 추세이다”며 “금융당국에서 부채 탕감 등 대책도 있을 수 있지만 ‘도덕적’해이를 불러 올 수 있어 은행권에서 관리하는 수준 외엔 마땅한 카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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