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소비, 소인 가구 트렌드에 맞춤형 유통채널
주요 SSM 실적 호조… 전문가들, “2024년 유일하게 성장 예상되는 내수 오프라인 채널”

 

23.12.13.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모 슈퍼마켓 유제품 코너 앞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고문진 기자]
23.12.13.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모 슈퍼마켓 유제품 코너 앞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고문진 기자]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저희 같은 2인 가구는 슈퍼가 좋아요. 멀리 마트까지 가지 않아도 저렴한 가격에 농수산물도 구매할 수 있고 웬만한 생필품은 다 팔거든요.”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모 슈퍼마켓에서 만난 A씨(30대, 여)는 결혼 2년 차로 남편과 2인 가구의 살림을 꾸리며 지내고 있다. A씨는 “얼마 전 지금 동네로 이사 왔는데 마침 큰 슈퍼가 있어 대부분 장을 여기서 본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전에는 주말을 이용해 마트에 가거나 온라인 주문 서비스를 애용했는데, 진열대 주변에 눈길을 주거나 알고리즘 추천에 의해 불필요하게 대용량 제품을 구매하는 등의 과소비를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필요한 물건을 필요한 만큼 집 앞에서 바로 구매하니 생활비도 절약하고 여러모로 편리하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에 가성비가 중심이 되는 불황형 소비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제치고 기업형 슈퍼마켓(이하 SSM, Super Supermarket)의 성장세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반 슈퍼마켓보다 규모가 크고 대형마트보다는 작은 SSM은 편의점의 접근성과 대형마트 못지않은 가격 경쟁력 그리고 근거리 배송 서비스의 도입으로 인구 고령화에 따른 가구 변화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통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주요 SSM의 올해 3분기 실적을 보면 먼저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더프레시’의 매출액은 3,9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3.5% 상승한 132억 원을 기록했다. GS더프레시는 2년 연속 흑자 달성과 더불어 SSM 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다음으로 롯데쇼핑의 ‘롯데슈퍼’ 매출은 3,470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1.3%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46.6% 증가한 140억 원을 달성하며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1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롯데슈퍼는 현재 추세라면 만성 적자 꼬리표를 떼고 7년 만의 연간 흑자 달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신세계 이마트의 ‘이마트에브리데이’는 3분기 매출 3,7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억 원 감소한 76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3개 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 6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고, 영업이익은 163억 원을 달성하면서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도 SSM의 긍정적인 업황을 예측하는 분위기이다.

대신증권 유정현·정한솔 애널리스트는 “대형마트 구매단가 상승률은 1% 남짓인 데  비해, 기업형 슈퍼마켓의 구매단가 상승률은 3%대로 물가상승의 가격 전가력이 뛰어나다. 이는 고물가 시대에 소포장·소용량 중심의 근거리 쇼핑 채널인 슈퍼마켓이 신선 식품 유통 채널로 각광 받으며 대형마트 신석식품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슈퍼마켓은 대형마트와 달리 비식품 비중이 낮아 온라인 경쟁 피해가 상대적으로 작고, 편의점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신선식품의 공급 채널 역할을 수행하기에, 2024년 유일하게 국내 소비 성장률을 상회하는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11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오프라인 기준 대형마트와 백화점 매출이 각각 4.1%, 2.6% 하락한 반면, 편의점과 SSM은 각각 6.8%, 3.1% 상승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온라인 구매층의 증가와 전년 대비 온화한 기온으로 인해 의류·패션 매출이 감소한 점을 역성장의 원인으로 꼽았고, 편의점과 SSM은 근거리 소액 쇼핑을 선호하는 추세와 간편식 판매의 비중이 늘어난 점을 주요 성장 원인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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