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2.14 컨퍼런스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개회사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쳐]
23.12.14 컨퍼런스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개회사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쳐]

[시사프라임/이가현 기자] 14일과 15일 양일 간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디지털 화폐: 변화하는 금융환경 탐색’을 주제로 한국 정부와 국제통화기금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컨퍼런스가 진행된다.

이번 컨퍼런스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공동 주관기관의 최고위급 인사와 국내외 디지털 화폐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한국은행 조태형 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이번 컨퍼런스는 디지털 화폐의 경제적 영향과 디지털 화폐의 전망, 암호자산의 규제방향, 화폐의 미래와 중앙은행의 역할, CBDC와 스테이블 코인의 관계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며 “한국이 디지털화와 금융혁신에 대해 국제 사회 및 국제통화기금과 더욱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금융분야의 디지털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개회사를 통해 “오늘날 디지털 혁신의 시대를 맞아 우리는 전혀 새로운 플레이어를 맞이하게 되었다. 민간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가 바로 이들이다. 여기에는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등장한 암호자산, 스테이블 코인 등이 포함된다”며 “디지털 화페는 기존의 금융통화체계의 약점을 보완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나 다른 한편으로는 각국이 수차례 금융위기를 거치며 발전시켜 온 금융안정 시스템과 글로벌 위기 대응 시스템을 흔들 수 있는 양날의 검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화폐로의 전환은 이미 발생하고 있고 또 더이상 거스를 수 없다”며 “이런 과정에서 우리의 목표는 경제 성장과 새로운 금융산업의 기반이 되면서도 현재 시스템의 안정성과 신뢰도를 담보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진 기조연설에서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우리의 목표는 보다 효율적이고 상호운영가능하며 접근성이 뛰어난 금융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암호화폐의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규칙이 필요하고 현존하는 기술을 일부 활용하여 인프라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또 “회원국들과 좋은 논의를 거친 후 IMF와 FSB에서는 지난 9월 암호화폐자산의 규칙에 대한 지침을 제시하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며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 “암호 자산을 법정화폐나 공식 통화로 삼지 않는다. 자금 세탁 방지, 테러자금지원 방지를 포함한 법 표준 규정을 명확히 하고 일관되게 적용한다. 명확한 세금 규칙을 수립한다. 암호자산의 명확한 분류를 통해 견고한 법적 토대를 마련한다. 전세계적으로 정책을 조율하여 규제차익을 피한다” 등 규칙을 소개했다.

23.12.14 컨퍼런스 토론에서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쳐]
23.12.14 컨퍼런스 토론에서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쳐]

디지털 자산과 글로벌 경제에서의 역할: 기회와 도전과제 토론에서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화폐의 시장이 이제는 점점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있다며 3가지 이유를 꼽았다. 총재는 “기술로 인해 예전보다 몇 배씩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는 거래가 가능해졌고 거래의 비용이 떨어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정책 입안자들은 디지털 화폐의 리스크를 예전보다 잘 다룰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또 “선진국은 가장 관심을 가지는 주제가 통화정책의 주권이 유지될 수 있느냐. 그리고 중앙은행이 디지털 세상 속에서 역할을 효과적으로 해낼 수 있느냐”며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은 금융포용도 강조를 하고 있고 기존의 은행들을 거치지 않고 디지털 환경으로 바로 건너뛸 수 있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총재는 중앙은행들의 핵심적인 문제로 통화정책 주권과 상호운영성을 꼽았다. 또 다른 문제로는 사람들이 스캠에 속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며 동시에 혁신을 억제하지 않으면서도 규제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테판 잉베스 전 스웨덴 중앙은행 총재는 “화폐는 하나의 상품이다. 우리의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것인데 화폐의 역사를 잊고 암호에 대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술과 금융구조는 변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환경에서 누군가는 규칙을 세워야 하고 누군가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국가가 법을 만드는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며 “1800년대 후반에는 모든 것이 종이 형태였고 중앙은행이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며 같은 논의를 하게 됐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혼란스러운 것이고 새로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150년만에 돌아온 스토리다. 우리가 어떻게 화폐를 정의할 것인가를 150년만에 다시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CBDC를 생각해봤을 때 이것이 소매까지 가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근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연동이 있어야 한다”며 “공공부문의 화폐와 민간분야의 화폐에 대해서 이것이 기존의 화폐와 연동되지 않는다면 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CBDC를 어떻게 해야할 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잉베스 전 총재는 이와 같이 말하며 중앙은행과 기존의 은행들이 더욱 빠르게 움직여야 하고 전환적 효율성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의 이후 이어지는 세션에서는 디지털 화페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조망하고, 안정적 활용을 위한 규제 및 기술적 기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며 가상자산에 대한 각 국의 규제동향과 국제적으로 일관된 규율의 필요성에 대한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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