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김 4개에 천원, 국민김밥 2줄에 5천원
국산으로 만든 단팥죽등 현대시장은 마음도 비단

‘시장에 가면’ 코너는 우리네 전통시장의 어제와 오늘을 통해 미래를 내다보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전통시장이 갖는 역사와 유래, 고유의 기능 및 현재 전통시장이 겪는 어려움 등을 통해 지역주민과 함께 상생하고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시사프라임/김종숙 기자] 서울 금천구 독산로에 위치한 비단길 현대시장은 금천구청역에서 도보로 12분 거리에 있고 마을버스로는 한 정거장에 자리 잡고 있어 대중교통이 편리하다.

 

실크로도의 이동수단이었던 낙타를 캐릭터로 삼아 문설주를 새롭게 단장했다. [사진=김종숙 기자]

 

갑자기 추워진 탓에 인적이 드물거라 생각하고 입구에 들어섰는데 일반 주거지에 근접 해서 인지 평일에도 사람 반 물건 반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풍경이었다. 시장길은 초입부터 꽤 길었다, 일직선으로 대략 700미터는 될 듯 싶다.  

직진했다가 다시 유턴해 오는 길은 지루하지 않았다,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아서  다음 점포에는 무엇이 있을까 기대감이 컸던 이유다. 

중복되는 물건도 있었지만, 대형마트에 비해 가격대가 착하고 친절한 서비스 때문인지 명절대목이 아닌데 물때를 만난 듯 활기차 보이는 비단길이다. 

 

금천구청 기록에 따르면 비단길 현대시장은 서울 시흥동에서 독산동까지 동서의 주민 교류를 한다는 뜻에서 지어진 명칭으로 과거 실크로드의 이동 수단이었던 낙타를 캐릭터로 삼아 시장 문설주를 새롭게 리모델링한 바 있다

그 밖에도 다양한 각종 이벤트와 행사를 통해 전통시장을 홍보하고 있으며 또한 보존회(풍물패) 및 탁구 모임을 통해서 상인들뿐만 아니라 주민들까지 함께 참여하는 동아리로 활동하고 있다. 이에 보존회는 전국 우수시장 박람회 대상(2018년), 장려상(2019년)을 받기도 했다.

 

추운 날씨에 사람들이 없을 줄 알았는데 한낮에도 시장길은 북적거린다. [사진=김종숙 기자]
추운 날씨에 사람들이 없을 줄 알았는데 한낮에도 시장길은 북적거린다. [사진=김종숙 기자]

 

시장은 대략 250개의 점포로 구성되어 있었고 품목으로는 축산물, 해산물, 건어물, 채소, 과일, 떡, 잡곡, 공산품 및 생활용품, 가방, 신발, 이불 등 다양하다. 

시흥동에서 사는 A 씨(여, 54)는 “버스로 10분 되는 거리에 사는데 남편이랑 1주일에 한 번씩 시장을 찾게 된다. 무엇보다 물건도 싸고 볼거리가 많아 일부러 찾게 된다며 오늘은 얼마 전에 제대한 아들이 집에 있어 간식거리를 사러 왔다”고 말했다.

시장길에는 중국식품도 두 군데 있었고 솥단지를 걸어두고 땅콩을 볶는 정겨움까지 더해 추위를 불식시키는 풍경들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비단길 안에는 가방. 신발. 의류를 판매하는 곳도 제법 있었다. [사진=김종숙 기자]
비단길 안에는 가방. 신발. 의류를 판매하는 곳도 제법 있었다. [사진=김종숙 기자]

 

만물상에서는 오픈 기념으로 폭탄세일을 하고 찹쌀 손만두와 요즘같이 고물가 시대에 김밥이 2줄에 5천 원이니 시장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하다.

그 옆으로는 가마솥 닭강정이 노릇노릇하게 튀겨져 길 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고소한 냄새가 진통하는 새우튀김, 김말이. 게맛살은 4개에 천 원, 이 맛에 시장을 찾는 이유다. 

 

고물가 시대에 붕어빵 4마리에 천원이라니 무한감동에 상인과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김종숙 기자] 

기자 : 요즘 밀가루가 폭등해서 다들 2천원에 3개씩 팔던데 4개에 천원이라니 뭐 남는게 있나요? 

상인 : 사람들이 많이 찾아주니까 손해 보지는 않아요. 그리고 다들 맛있다고 해주니 거기에 기분도 좋고 힘이 나죠. 

B 씨(여. 70대)는 “요즘은 대형마트가 생겨서 사람들이 거기로 많이 가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옛날 생각도 나고 시장이 좋지, 물건도 많고 또 방 안에 앉아 있는 것보다 나오면 사람 구경하고 심심해서라도 자주 찾게 된다”고 웃음을 지었다.

 

국민김밥 두줄에 5천원. 이 맛에 시장을 찾고 싶은 이유다. [사진=김종숙 기자]
국민김밥 두줄에 5천원. 이 맛에 시장을 찾고 싶은 이유다. [사진=김종숙 기자]

 

돌아오는 길에 국화빵이랑 붕어빵 몇 개를 샀다. 동짓날이 지났는데도 국내산 팥으로 만든 팥쭉과 호박죽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난다.

아직은 아케이트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사계절 날씨 영향을 받아 상인이나 소비자들이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 숙원 사업으로 조속히 설치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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