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은 유튜브 갈무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은 유튜브 갈무리]

[시사프라임 / 박시나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시장에서 기대하는 2~3분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11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서 “금통위원들의 의견은 현 시점에서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다’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해 물가 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며 “또한 현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보다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해 물가 안정을 이루어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상당기간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새해 첫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8회 연속이다.

지난해 마지막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었던 이 총재가 올해 첫 열린 회의에서도 재차 선을 그은 것이다. 시장의 과도한 기대심리를 낮춰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감을 차단하기 위한 발언으로 읽힌다. 오히려 기준금리 시점을 물가 목표 달성으로 잡으면서 이르면 하반기 늦어도 연말이 돼야 기준금리 인하 논의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이상형 한은 부총재도 “내년 중에 2.6%, 2025년에는 그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물가가 2%에 도달하는 시기를 정확하게 언제다라고 하기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조 영향에 한국은행은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도 “국내 물가는 둔화 추세를 이어가겠지만 누적된 비용 압력의 파급 영향 등으로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3%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연간 상승률은 지난 11월에 전망했던 2.6% 수준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물가 경로에는 국제 유가 및 농산물 가격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 논의에 대해 하반기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인하는 내년 하반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 2% 수렴은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에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프라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