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5. 2. 한국은행 [사진=박시나 기자]
23. 5. 2. 한국은행 [사진=박시나 기자]

[시사프라임 / 박시나 기자] 한국은행 금통위의 기존 ‘매파’ 기조가 약화되며 톤다운 됐다. 기준금리가 8회 연속 3.5%로 동결된 가운데 통화정책방향 성명문에 ‘추가 인상 필요성 판단’문구가 삭제됐다.

11일 한은 금통위에 따르면 기준금리 3.50%유지 필요성을 주장하는 위원이 기존 2명에서 5명으로 늘었다.

◆기준금리 방향성은 

금통위 위원은 총 6명으로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매파’ ‘비둘기’로 나뉜다. 지난해 11월 열린 금통위에선 6명 가운데 2명만 ‘3.50%유지 필요성’을 언급 ‘매파적’ 분위기였다면 2달 뒤 올해 첫 열린 금통위에선 5명 전원이 ‘3.50%유지 필요성’을 언급하며 매파 입장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확과 교수는 <시사프라임>과 통화서 “근원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서 물가가 하락하는 추세라라는 게 확실해졌고, 부동산PF 위기도 진행 중이니까 기준금리 인하를 올릴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다”고 평가했다.

이런 흐름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된 점을 꼽는다. 이창용 총재는 기자 간담회서 “ 국제유가 중동 사태 등의 해외 리스크가 완화됨에 따라 기준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은 이전보다 낮아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해 11월(9일 기준) 두바이유는 1배럴당 81.29달에서 올해 10일 기준 77.99달러로 4.2%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71.37달러로 11월(75.74달러) 대비 5.7% 하락했다. 다만, 두바이유와 WTI 가격 변동성이 커 ‘하락’, ‘상승’ 전망이 엇갈린다. 9일(현지시간) 중동 지역 확전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72.24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1.47달러(2.08%) 상승한 바 있다.

금통위원들의 발언이 톤 다운되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기조 방향성이 ‘인상’ ‘동결’ 에서 ‘동결’, ‘인하’로 바뀔지에 이목이 쏠린다.

시장 분위기와는 달리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차단하는 분위기다.

기준금리 인하 논의 시점에 대해 이 총재는 “개인적으로 적어도 6개월 이상 금리 인하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당분간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부동산 시장을 연착륙 시키는 것이 중요한 데 금리를 인하할 경우 경기 부양 효과가 있겠지만 현장에서는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조정하는 국면에서 섣부른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 될 수 있어 우를 범하지 않야야 된다”고 말했다. 즉, 물가 안정에 방점이 찍혀 있다.

◆韓 기준금리 인하 시기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논의는 美 연준(FOMC)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맞닿아 있다. 지난 3일 공개된 12월 회의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금리 인하에 대한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았고,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연준은 올해 0.25%p씩 세 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한은이 올해 적어도 한 차례 많으면 세 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 교수는 “지금 물가가 떨어지는 추세로 보면 하반기 7월 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개별 리스크 자체는 인하 요인이 아니더라도 시간을 두고 미 연준을 비롯해 한국은행 또한 긴축적인 수준을 낮추는 통화정책을 운영해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를 고려할 때 3 분기부터 연내 세 차례 인하해 연말 기준금리는 2.75% 수준일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을 유지한다”고 했다 .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총재의 6개월 내 인하 가능성 제한적 발언 등은 한은의 매파적 스탠스 역시 바뀌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며 “연 1회 인한 전망을 유지한다”고 했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내수가 한국은행의 기존 전망보다도 둔화되고 있는 점, 중국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국내 수출 위축 가능성이 높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할 시 하반기부터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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