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은둔·고립자 지원기관 협의회’ 창립 포럼 개최
사회문제 본격적 관심···정부, 올해 시범사업 시작
효율성 고려한 정책···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 짚어

[시사프라임 /양하늘 기자] 오랜 시간 은둔·고립 현장에서 일해온 민간기관들이 실질적 지원과 문제 해결을 위해 실천하자는데 힘을 모았다. ‘한국 은둔·고립자 지원기관 협의회’(은고협)는 30일 서울시민청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의미있는 시작을 알렸다.

시간이 갈수록 은둔형 외톨이, 사회적 고립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밝힌 19-34세 은둔·고립 청년이 54만명(2021년 기준)이다. 아동·청소년과 35세 이상 중장년층은 포함되지 않은 숫자인걸 감안하면 현실에서는 그 수가 더 많다.

사회 문제로 대두된 은둔·고립자에 대한 본격적 관심이 커지면서 정부는 올해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이날 8개 단체가 연대한 은고협이 1차 포럼 주제로 내세운 것은 ‘은둔·고립 정책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을 말한다’였다.

고립과 소외가 아닌 사회구성원이 되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현장에서 보고 경험한 성공사례들을 중심으로 핵심 방안들을 짚어가는 시간이었다.

은고협 이사장이자 은둔형 외톨이 예방과 문제해결에 전면 나서고 있는 지엘청소년연구재단 상임이사 윤철경 박사는 ‘은둔·고립 이슈의 정책 동향, 쟁점 및 방향’을 주제로 포문을 열었다.

윤 이사장은 정부 정책 동향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토대로 실효성을 둔 쟁점 및 과제를 분석하며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을 짚었다. 그가 제시한 핵심은 “프로그램이 아닌 관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프로그램은 관계 형성을 위한 매개 수단이며 장기적‧지속적 신뢰 관계를 위해서는 인적 자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에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맞춤형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초기 개입 연령의 역할 분담이 중요함을 강조하며 10대는 예방과 장기화, 20대 이후로는 취업과 사회적 고립에 대한 대책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함을 피력했다.

특히, 은둔‧고립자 문제 해결에 대한 성과지표에 대해 “미세한 변화도 큰 성과”라며 “이러한 것을 담을 수 있는 성과지표 체계가 되어야”함을 강조했다.

올해부터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사업이 진행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장기적‧지속적 지원이라는 특성을 감안한 비용 효율성을 고려한 정책이 되어야 한다”며 오랜 시간 민간기관 및 지차체 단위로 진행되어온 활동들과 협력하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정책 개발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광주광역시에서 지원하는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프로그램 중 하나인 '원, 원, 원해요!'의 생활 습관 개선 관련 사례
광주광역시에서 지원하는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프로그램 중 하나인 '원, 원, 원해요!'의 생활 습관 개선 관련 사례

광주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백희정 사무국장은 전국 최초 지자체 지원기관으로 걸어온 첫걸음에 대한 사례를 전했다. 그는 ‘은둔고립지원 정책에서 지자체의 역할’을 주제로 2020년 7월 1일 광주광역시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 제정을 계기로 공공 기관도 지원을 시작하게 되면서 사각지대에 있던 은둔·고립자 및 가족들에 대한 지원이 활성화된 것을 언급했다.

백 사무국장은 “광주광역시가 은둔·고립자 지원에 대한 선도적 투자를 시작했고 민간 재단들 또한 은둔·고립 청년 사업을 지원하기 시작했다”며 광주광역시가 쏘아올린 공에 대해 설명,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함을 알렸다. 

그는 “2023년은 은둔·고립 정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해였다”며 “광주광역시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2년차 운영 기관방문 문의가 쇄도했다"고 전했다.

특히, 언론보도를 통한 ‘은둔형외톨이’ 용어 인지, 발생 원인, 대안 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고 2024년부터 고립·은둔 청년 등 새롭게 나타나는 복지대상자 지원 상황을 알리며, 전국 은둔·고립자 지원기관 연대의 필요성이 대두된 시점임을 강조했다. 

은고협은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개별 기관들이 각기 가지고 있는 인력과 자원을 기반으로 그동안 사각지대에 있던 은둔·고립자 및 가족들에 대한 지원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며 “아직 일천한 경험들이지만 이러한 경험들은 한국 상황에 맞는 지원 모델을 구축하는 데 소중한 자원”이라고 전했다.

은고협은 앞으로 고립되고 소외된 당사자와 가족을 도와 그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방안을 모색하고 관련 기관들이 교류하고 협력해 나갈 것임을 알렸다.

더불어 은둔·고립자에 대한 왜곡된 사회 인식 개선과 정책제안, 감시활동, 이슈 제기 활동 등 지원기관 협의회로서 앞장선 역할을 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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