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가면’ 코너는 우리네 전통시장의 어제와 오늘을 통해 미래를 내다보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전통시장이 갖는 역사와 유래, 고유의 기능 및 현재 전통시장이 겪는 어려움 등을 통해 지역주민과 함께 상생하고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부천 상동시장 입구에 무지개로 둘러 쌓인 간판이 붙어 있다. [사진=김종숙 기자 ]
부천 상동시장 입구에 무지개로 둘러 쌓인 간판이 붙어 있다. [사진=김종숙 기자 ]

 

[시사프라임/김종숙 기자] 최근 OO시장의 ‘가격 올려치기’, ‘메뉴 바꿔치기’ 등 논란이 일면서 전통시장에 대한 안좋은 선입견이 생길까 상인들은 노심초사다. 가뜩이나 고물가에 가성비를 앞세운 전통시장이 일부 시장으로 인해 ‘도매급’ 취급을 받을까봐 오늘도 상인들은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기자가 방문한 부천 상동시장은 양과 착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방문이 많은 곳 중 하나다.

현대화 시설로 잘 갖추어진 부천시에는 전통 재래시장이 무려 18개나 된다. 그중 부천시에서 공식 인정 1호로 인정받고 있는 상동시장을 찾아 둘러봤다.

1980년대 논과 밭이었지만 상인과 점포들이 밀집하면서 현재 점포는 156여 곳이 들어서 있으며,  종사자는 400여 명에 이른다.  품목으로는 여느 시장과 다르지 않게  청과, 야채, 생선, 식료품, 방앗간, 건어물, 정육점, 의류, 화장품, 생활용품, 음식점, 치킨, 건강 식품류 등 다양하다.

회전율이 좋은 부천상동시장 입구에 도착했을 때 초입으로 과일가게가 있었고 과일을 사려는 주부 몇 명이 서 있었다. 작은 소쿠리에 담긴 사과 몇 개는 연일 폭등하는 과일값 때문인지 고객은 선뜻 장바구니에 담기 어려운 표정이다. 상인 역시 덤으로 주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시장골목은 인산인해다.  첫 눈에 봐도 회전율이 좋은 시장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 생동감 넘치는 현장을 셔터로 담았다.  착한 돈가스 앞에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맛집이구나  단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기자가 만난 A(여) 씨는 “여기 맘카페에서도 아주 유명하다. 조기 품절로 살 수 있을 때 먹기도 하지만 포장까지 해 가는 편이다”고 말했다.  국내산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사용하고 매일 새 기름을 사용하고 바싹바싹하게 맛있게 튀겨 준다는 문구도  쓰여 있다.

시장 골목에   방사능 안전검사를 매일 2회 실시한다는 방사능 안심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김종숙 기자]
시장 골목에   방사능 안전검사를 매일 2회 실시한다는 방사능 안심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김종숙 기자]

 

시장길에 꽉 찬 사람들 [사진=김종숙 기자]
시장길에 꽉 찬 사람들 [사진=김종숙 기자]

 

평이 좋기로 소문난 원조 30년 전통으로 소문난 족발집과 부산 어묵집. 어묵 종류도 다양했다. 꽃게가 빠진 매콤 어묵부터 엄마가 직접 싼 꼬마김밥, 각종 튀김(단호박, 만두, 김말이, 고구마)과 소떡소떡, 떡볶이, 핫도그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쌀집에는 쌀보리 등 60여 가지의 다양한 잡곡을 판매하고 있었다. 대보름에 먹었던 잡곡밥이 다시 먹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맛집 사이 사이에는 마트나 침구류를 판매하는 이불 가게도 있었다, 작지 않은 규모와 이불 종류도 다양했다. 웬만한 마트 못지않은 품질과 규모로 꾸려져 보인다. 

수산물 점포에는 상인과 고객이 오징어를 두고 흥정하고 있었다. 고객은 “오징어가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묻자 상인은 ”우리나라에서 도무지 오징어가 안 잡힌다“고 말하며 싸게 팔고 싶어도 마진이 안 남는다고 했다.

이유인즉슨 이상기후로 인해 오징어가 전 세계적으로 잡히지 않고 있어서다. 정부가 비축 물량을 푸는 등 물가를 낮추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단기간 내 오징어 물가를 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오징어 어획량이 과거 최고 어획량 기준(1996년 25만 톤) 대비 70~80% 줄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오징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고추와 재래식 메주가 진열되어 있다, 요즘 보기 드문 풍경이다. [사진=김종숙 기자] 
고추와 재래식 메주가 진열되어 있다, 요즘 보기 드문 풍경이다. [사진=김종숙 기자] 
국밥집 앞에 놓여 있는 가마솥. 가마솥 안에는 얼큰하게 끓여진 구밥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종숙 기자] 
국밥집 앞에 놓여 있는 가마솥. 가마솥 안에는 얼큰하게 끓여진 구밥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종숙 기자] 

 

부천상동시장 가성비 짱!

안쪽으로 더 들어가다 보니 가마솥 전통 해장국 앞에 아저씨 한 분이 국밥을 사고 있었다. 가마솥을 보니 주인장과 오랜 세월 함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겨운 가마솥을 보니 옛날 아궁이 앞에서 가마솥에 불을 지피던 부모님 생각이 절로 났다. 가마솥 안에는 선짓국, 육개장, 추어탕 등뼈 해장국이 담긴 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타 지역에 비해 상동시장은 가격이 매우 착한 듯했다. 필자의 동네에서 볼 수 없는 가격들이다.  수제 두부집도 마찬가지였다. 두부집 앞에 10명쯤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무슨 줄인가 하고 들여다보니 방금 나온 두부를 사기 위함이었다. 

필자도 두부 한 모를 사기 위해 줄을 섰다. 앞에 서 있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이 집은 부천에서 아주 유명한 집이다“라며 콩도 국산 콩이라고 귀띔해 줬다.  한 모에 2,500원. 두부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필자에게 이 동네가 좋아진다. 

바쁜 현대인과 1인 가구를 위한 반찬가게도 많았다. 5천 원에 세 팩,  유명 젤리, 사탕, 커피를 파는 수입 식품 가게도 있다.   

시장에서 빠질 수 없는 떡집도 그 중에 하나다.  단순히 공장에서 가공된 떡을 판매하는 떡집이 아니라 손수 떡을 찌고 만드는 수제 떡으로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떡집 팔에 진열된 떡 종류도 다양하고 모양도 예쁘다. ‘변신은 무죄’라는 말을 갖다 붙여도 될까라는 생각이 날 정도다. 

 

국민간식 오뎅, 꽃게가 까진 매곱한 오뎅부터 지나가는 사람들을 그냥 못 보내지 [사진=김종숙 기자] 
국민간식 오뎅, 꽃게가 까진 매곱한 오뎅부터 지나가는 사람들을 그냥 못 보내지 [사진=김종숙 기자] 

쌀쌀한 계절에 더욱더 생각나는 메뉴 중 하나인 홍두깨손칼국수 집.  입구에는 추운 날씨 탓에 비닐 천막을 두르고 그 안에서 밀가루를 반죽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실내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만석이었고, 종업원들 모두가 분주했다.

칼국수와 수제비에 잘 어울리는 겉절이까지 일품이다. 보기만 해도 침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니 말이다. 불과 코로나 초기만 해도 한 그릇에 2,900원 했으니 가성비 최고로 문전성시는 기본. 필자가 본 가격은 가격이 인상된 5,500원, 곱빼기는 7천 원이다. 고물가에 수타면을 배불리 먹을 수 있으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가성비 갑’이다. 

각종 견과류를 팔고 있는 점포 앞에는 햇땅콩을 가마솥에  기구를 설치해 자동으로 돌아가도록 해 주변에 고소한 냄새가 진동했다. 술안주로 인기 좋은 쥐포도 팔았다.

맥반석에 김을 굽는 상인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았다. 사뭇 진지한  표정이나 손놀림은 수년간 숙련된 모습이다.  김에 바른 참기름 냄새가  지나가는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양념게장, 간장게장, 홍오무침등 상인과 고객들이 마주하고 있다. [사진=김종숙 기자] 

해가 기울어지는 오후 늦은 시간, 사람들이 저녁 찬거리를 구매하기 위해서인지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이렇게 상동시장이 활기를 띠는 이유는 바로 뛰어난 입지와 교통으로 꼽는다.  아울러  현대화 작업을 통해 CCTV 설치와 아케이드 설치로 사계절 내내 펀하게 장을 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그 외도 상동시장은 공영주차장이 있고 1 만 원 이상 구매 시 1시간 무료 주차이다. 또한 재난기본소득 카드사용은 물론이고 부천페이, 선불카드, 신용카드를 다 사용할 수 있다.

쇼핑과 문화가 어우러진 상동시장은 지난 2019년 첫걸음 기반 조성 사업을 시작으로 2020년부터 2021년 문화관광형시장 육성 사업 1.0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데 이어 2022년에는 2.0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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