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가격에 따라 오히려 기존 혜택보다 못할 수도
배민, 쿠팡이츠 배달비 무료 정책에 “위협 되지 않아”
소상공인연합회, 배달비도 문제지만 수수료 조정 우선 시 돼야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사진=쿠팡이츠]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사진=쿠팡이츠]

[시사프라임 / 박시나 기자, 김용철 기자] 쿠팡이츠의 배달비 무료 정책이 와후 회엔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있을지에 대한 유불리를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배민)의 고객을 빼앗아올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배민은 쿠팡의 배달비 무료 정책에 놀란 반응을 보이다가 자세히 뜯어보니 위협적이진 않을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메뉴 가격, 배달비 따라 달라질 수도 

본지는 쿠팡이츠의 와우 회원 대상 배달비 무료 정책이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지 메뉴가격에 따라 조사해봤다. 취재를 종합해보면 쿠팡이츠의 배달비 무료 정책은 메뉴 가격, 배달비에 따라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가령 치킨의 경우 bhc의 마법클의 가격은 2만2000원이다. 쿠팡이츠를 통해 주문하면 배달비 4700원 포함 2만6700원에 주문해야 한다. 와우회원이면 와우할인 10%에 묶음배달 500원 할인까지 더한 주문금액은 2만4000원이다. 이번 배달비 무료 정책을 적용할 경우 2만2000원에 주문할 수 있어 2000원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배달비가 2700원인 A 족발 가게의 中 크기 3만6000원 족발을 주문하면 배달비 무료 정책으로 인해 오히려 소비자 혜택이 줄어든다. 매장할인 400원, 세이브배달 할인 500원, 와우회원 10% 적용 시 총 4500원 할인을 받아 3만4200원에 주문할 수 있는데 배달비 무료 정책이 시행되면 1800원 혜택이 사라지게 된다.

이런 점을 고려한 듯 쿠팡이츠는 “별도의 쿠폰이나 할인과 중복 사용도 가능해 음식가격할인 혜택도 함께 받을 수 있다”며 홍보 중이다.

배달의 민족 라이더  ⓒ배민
배달의 민족 라이더 ⓒ배민

◆쿠팡이츠의 반격, “위협 안된다”는 배민의 역공 

업계 1위인 배민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일단은 큰 지각변동은 없을 것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배민 관계자는 <시사프라임>과 통화에서 “와우회원 10% 할인과 세이브배달(묶음배달) 할인을 없애는 대신 배달비를 무료화하겠다는 건데 따져보면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갈지 의구심이 든다”며 “메뉴 단가에 따라서 지역에 따라 다 다른 것 같다. 단가가 큰 메뉴를 주문하면 10% 할인으로 (소비자에게) 세이브가 되는데, 단가가 적은 걸 주문하면 오히려 배달비 할인받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배달비 무료가 소비자 혜택을 없애는 잘못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어찌 됐든 이번 쿠팡이츠의 배달비 무료 정책은 굳어진 업계의 판을 뒤흔들어 배민을 따라잡겠다는 강수를 둔 것이란 평가다.

높은 배달비로 배달 소비가 줄면서 배달 앱 사용자도 감소 추세다. 더는 성장 한계에 다다른 배달 시장에서 회원 쟁탈전이 쿠팡이츠의 배달비 무료 정책으로 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이츠의 성장 속도는 2위 요기요를 거의 따라잡았다. 빅데이터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이츠의 배달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574만 2933명이다. 요기요는 602만7043명으로 두 회사 간 차이는 28만411명에 불과하다. 약 70% 시장점유율로 1위인 배민의 MAU는 2193만 4983명으로, 쿠팡이츠의 3.8배에 달한다.

현재로선 쿠팡이츠가 배민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수준이지만 시장점유율을 높여 간극을 줄이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자영업자 이익 나려면 수수료 조정 있어야” 

일각에선 이번 쿠팡이츠의 배달비 무료 정책이 자영업자에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시사프라임>과 통화에서 “사용자에게 혜택이 되겠지만 자영업자에겐 직접적인 혜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어 “자영업자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전통시장 무료 입점, 포장 서비스 활성화, 대출 지원 등이 진행되거나 예정돼있지만, 영업이익이 나려면 배달비도 문제지만 수수료 조정 등의 직접적인 지원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쿠팡은 “쿠팡이츠 와우혜택을 통해 고객은 물론 지역 입점 상인들이 함께 성장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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