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대표 “기대에 못미쳐 사과”…답변 불만족에 계속 질문 이어져
“견조한 실적 달성과 미래 경쟁력 강화로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할 것 ””

삼성전자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주주총회에서 사업전략을 공유하고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주주총회에서 사업전략을 공유하고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사진=삼성전자]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삼성전자 주식 123주를 보유한 본 기자는 20일 삼성전자 주주총회의 현장 분위기와 주주들이 삼성전자 경영진에 어떤 질문을 쏟아내는지 참석했다. 요약하자면 주가 상승에 관한 대책에 대한 주주들의 쓴소리와 해결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송곳’질문들이 이어졌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등 경영진은 진땀을 빼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도 그럴것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HBM 판매로 날개를 달아 주가가 크게 오른 것에 반해 삼성전자 주가는 하락하며 손실을 보고 있어 '쌓일데로 쌓인 주주들의 불만이 이날 주총에서 한꺼뻔에 쏟아졌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한 주주는 “친구가 SK 하이닉스 주식을 갖고 있다. 만나면 주가 대화가 오고 가는데 삼성전자 주식을 팔고 SK하이닉스를 사라고 권하는데 자존심이 상했다”며 “삼성전자가 주주 가치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인지, 아니면 경쟁사(SK하이닉스)와 비교해 같은 반도체 기업인데 경영에 잘못된 판단이 있었는지 경영진의 답변이 듣고 싶어서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초 7만9800원 최고점을 찍은 이후 전일(19일) 종가 기준 7만2800원으로 8.8% 하락하며 7만원 초반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태였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7만6300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4.95% 오르고 있지만 올 초에 비해선 하락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주들은 이날 주총에서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경영진들의 대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주가 하락에 대한 주주들의 질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먼저 주주들에게 사과했지만 관련 질문이 계속 이어지며 진땀을 뺐다.

첫 질의에 나선 한 주주는  “최근 하이닉스는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 삼성전자 주가 흐름이 7만원 초반대로 지지부진하다. 그 원인은 HBM 등 사업경쟁력이지 않나 싶은데 삼성전자가 HBM 관련 준비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답변을 요구했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의장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의장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한종희 대표는 “주가가 주주님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경영진의 한 사람으로 주주 여러분께 사과 말씀 드린다”며 거듭 사과했다. 이어 “주가에 대해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올해 반도체 시황과 IT수요회복이 기대되는만큼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답변이 구체적이지 않다 보니 주주들의 비판과 질문이 계속 이어졌다.  한 주주는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대 중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경영자로서 앞으로 대책이 무엇인지 밝혀달라”고 했다.

이에 한 대표는 “주가에는 다양한 변수가 영향을 미쳐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올해 메모리시장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만큼 앞으로 매크로 불확실성이 있지만 상승여력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앞으로 견조한 실적 달성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전년(2022년)과 비교해 지난해 배당금이 같은 것에 대한 쓴소리가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 전년인 2022년과 같은 연간 9조8천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한 주주는 “배당 총액도 기말 배당의 주당 배당금도 전부 전년과 똑같고, 배당 성향이 당기 순이익의 35%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기말 배당금 끝자리도 361원으로 같은데, 경영진이 주주들에게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에 한 부회장은 “전례 없는 메모리 업황 악화에 따른 보유금이나 현금 절감 및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에 경영 여건이 여전히 어렵다”며 “중장기 지속 성장을 위해 필요한 설비 투자 및 연구 개발,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등도 이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여건에도 기존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주주가치 제고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주주 환원 정책의 변화가 있을 경우 주주 여러분께 즉시 공유드리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주총이 마무리된 이후 주총장을 빠져나온 한 주주는 “오늘 경영진의 답변이 썩 마음에 와 닿았지는 않았지만 올해 실적이 작년 보다 나아질 것이고, HBM 사업도 본 궤도에 오르면 주가가 오르지 않겠느냐”며 “작년만 해도 팔고 싶은 마음이 강했는데 삼성전자 경영진이 주주가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니 믿고 주주 한사람으로써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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