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는 1천만 원 많게는 5천만 원 이상 ‘마피’ 분양권 매물 나와
“전반적인 주택시장 침체에 오피스텔, 도생도 침체”

24. 3.27. 2025년 7월 준공을 목표로 한창 공사 중인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 1월 말 기준 도시형생활주태 분양이 52세대가 팔리지 않아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다.  [사진=김용철 기자
24. 3.27. 2025년 7월 준공을 목표로 한창 공사 중인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 1월 말 기준 도시형생활주태 분양이 52세대가 팔리지 않아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다.  [사진=김용철 기자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분양이 완판된 오피스텔조차도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로 내놓은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그조차 매수 문의가 거의 뚝 끊긴 상태다. 도시형생활주택(도생)은 분양은커녕 미분양 털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A 공인중개사무소에서 취재진과 만난 직장인 이모(49세) 씨는 지난 2년 전 오피스텔을 청약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투자처로 오피스텔이 주목받으며 수요가 몰리면서 이 씨 역시 프리미엄을 받고 팔려고 청약에 나섰지만, 현재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 씨는 “분양가보다 3천만 원 ‘마피’로 내놓아도 매수 문의 연락이 없다”며 “이자 내기도 버겁고, 내년 5월이면 준공인데 1년 후면 잔금도 치러야 하는데 몇 번씩 부동산중개업소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부동산 광풍이 불던 지난 정부 때 투자처로 오피스텔이 뜨며 분양에 나섰던 건설사들은 완판 행렬을 이어갔다. 이 기간 수천만 원 많게는 1억 이상의 수익을 내기 위해 오피스텔 청약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작년부터 고금리 여파로 인한 부동산 경기 하락의 직격탄을 맞으며 매물을 내놓은 실정에 놓였다. 수요가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인근 시세 대비 높은 분양가로 인해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부동산 종사자들의 전언이다..

A 공인중개사 최모 대표는 “오피스텔의 경우 올해 들어서 월세 문의가 많고, 실제 계약으로 이뤄진 건수도 많다”면서도 “이미 1~2년 전 준공했던 오피스텔은 분양권 매수 문의가 있었던 반면, 준공을 앞둔 오피스텔은 매수 문의는 없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근 공인중개업소도 마찬가지겠지만 ‘마피’ 물건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114, KB부동산에 따르면 준공을 1~2년 앞둔 오피스텔은 프리미엄을 포기한 ‘마피’ 분양권 매물이 하나둘씩 쌓이고 있다. 적게는 1천만 원 많으면 5천만 원 가까이 마피 물건을 심상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 매매가격 거래 건수도 하락하고 있다. KB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10% 하락을 기록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2월 한 달간 오피스텔 매매 건수는 870건으로 전년 같은 달(963건)보다 9.7% 하락했다.

오피스텔이 ‘마피’ 분양 물건이 나오고 있다면 도시형생활주택(도생)은 미분양으로 건설사의 골칫거리고 전락하고 있다.

실제 2025년 7월 준공을 목표로 현대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은 오피스텔은 완판됐지만 도생은 분양 물량을 다 소진하지 못해 미분양이 꽤 남아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미분양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총 288세대 규모로 공공임대 75세대를 제외한 213세대 일반분양에 나선 2년이 지나간 1월 말 기준 52세대의 미분양이 존재한다. 작년 말 52세대에서 한 달간 한 건도 분양되지 않았다. 심각한 것은 이미 분양됐던 매물마저 ‘마피’로 부동산에 내놓고 있다. 도생은 오피스텔보다 평당 가격이 고가다 보니 분양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게 원인이란 분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티랩장은 <시사프라임>과 통화에서 “전반적인 주택시장의 침체가 가장 큰 원인으로 거래량 자체가 지금 한 2~3년 동안 전년 대비 30%씩 줄고 있고, 근본적으로 아파트 시장이 침체되니까 이제 일종의 준주택 역할을 하면서 틈새 상품 역할을 했었던 오피스텔도 월세화에 따라서 운영 수익 보는 이런 움직임들은 이어질 수 있겠지만 시세차익 보려고 뛰어들었던 수요 자체가 예전보다는 좀 많이 줄었다”며 “미분양이 많은 지역에서는 오피스텔도 일부 미분양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요즘 인기도가 떨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택수 포함에 기존 구축의 경우 임대사업자 등록을 해야 제한적이지만 그나마 신축들은 좀 팔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자문위원은 취재진과 통화에서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급매물이 많지 않고 현 고금리 수준에서 대출 의존도가 놓을 수밖에 없어 수익을 내기란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금리가 내려가야만 오피스텔 매수 문의도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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