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야 30분이라고 생각을 해서…”해명 글 비판 쇄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하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사진 / 시사프라임DB]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하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사진 / 시사프라임DB]

[시사프라임 / 박선진 기자] 어젯밤 강원 고성·속초에서 발생한 산불로 피해로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하며 정부가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총력대응에 나선 상황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산불 대응을 위해 국회를 떠나려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막아 논란이 일었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당시 회의에 집중하느라 산불 상황 파악이 어려웠다고 해명했지만 이 해명 또한 논란이 일며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어제 시작된 ‘강원 산불’에 대해 상황 파악을 했어야 함에도 한국당이 청와대 때리기에 집중한 나머지 재난 수준인 산불 대응을 방해한 모습으로 비쳐지며 비판 여론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운영위원장은 “강원 산불 상황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지금 대형 산불이 생겨서 민간인 대피까지 하고 있는데 대응을 해야 하는 책임자를 국회가 이석을 시킬 수 없다고 잡아놓는 게 옳은지 모르겠다”고 정 실장 이석을 여야가 합의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러자 나 원내대표는 “저희도 안보실장을 빨리 보내드리고 싶다. 그러면 순서를 조정했으면 된다”며 “여당 의원들 말고 먼저 야당의원들이 질의하게 했으면 조금이라도 빨리 갔을 것”이라고 홍 위원장에게 책임을 돌렸다.

정 실장은 밤 10시 반이 넘은 뒤에야 청와대로 발길을 옮길 수 있었다.

이와 관련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나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말 이석이 필요하다면 이석에 대한 양해를 구했어야 했는데 그런 말씀이 전무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4일) 오후 7시 45분 정도 정회할 때까지도 저희는 사실 회의에 집중하느냐고 산불 부분을 알고 있지 못하는데 전혀 저희 야당한테 ‘산불로 인한 이석’은 이야기는 없었다”며 “9시 20분에 저희가 다시 회의를 개의했고,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도 산불의 심각성이라든지 심각성으로 인해서 안보실장이 먼저 이석해야 되겠다고 저녁식사 시간 동안 말하거나 양해요구는 전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오후 9시 30분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갑자기 ‘불이 났는데 보내야 되지 않겠냐’고 했고, 그래서 저희는 심각성을 사실 정확하게 모르는 상황에서 서너 분이 질의를 하면 끝나게 되어있기 때문에 길어야 30분이라고 생각을 해서 '하고 가는 게 어떻겠냐'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로서 유감스러운 게 그 당시에 심각성을 보고하고, 정말 이석이 필요하다면 이석에 대한 양해를 구했어야 했는데 그런 말씀이 전무했기 때문에 상황 파악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나 원내대표는 장문의 해명을 글을 올렸지만 ‘심각성을 몰랐다’는 언급으로 오히려 해명이 더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 원내내표 페이스북에는 이에 대한 비판 댓글이 봇물을 이뤘다. “이번은 판단 미스, 잘 못했네요 무조건 먼저 보내고 다음에 부르던지 서면보고 하던지 하면 될텐데ㆍㆍ앞으로는 먼저 보내세요.”, “30분만이라~~ 산불화재의 30분은 앉아서 토론하는 30분과의 개념과는 확실히 다르다. 정치적인 이념을 떠나서, 나의원님의 그 당시 판단이 산불진화에 영향을 미쳤다면 어떠한 조치가 있어야 그런 것이 전혀 없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는 등의 비판 목소리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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