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기한 내 총수를 지정하겠다"는 내용의 문서 공정위 전달
삼남매 고 조 전 회장 상속지분 놓고 '경영권 갈등설' 증폭

조원태 한진칼 회장.  ⓒ한진그룹
조원태 한진칼 회장. ⓒ한진그룹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한진그룹이 공정위에 기한 내에 총수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며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조현민 '삼남매 불화설' 로 번지자 부랴부랴 "기한 내 총수를 지정하겠다"는 내용의 문서를 전달했다.  

9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지난 8일 다음 주까지 총수를 지정하겠다는 입장을 담은 '확약서'를 전달했다. 현재로선 조원태 한진칼 회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고 조양호 전 회장 별세 이후 최근 장남 조원태 회장이 그룹의 신임회장으로 추대되면서 자연스럽게 차기 동일인으로 지정될 것이라고 재계는 봤다.

공정위는 지난달 12일까지 '총수(동일인)' 지정을 위한 자료 제출을 한진그룹에 요청했다. 그러나 차기 동일인 변경 신청서를 내지 않으면서 동일인 지정을 둘러싸고 삼남매 간 경영승계에 대한 다툼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김성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 “내부적인 의사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동일인(총수) 변경 신청을 못하고 있다고 소명했다”고 했다.

조원태 회장이 지주사 회장으로 오르면서 경영권은 일단락 된 것으로 봤다. 그럼에도 아직 고 조 전 회장의 지분 정리가 끝나지 않아 경영권 분쟁이 불씨는 남아있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 구조를 보면 조 전 회장이 17.84%를 보유하고 있다. 뒤로 조원태 회장(2.34%)과 조현아 전 부사장(2.31%), 조현민 전 전무(2.30%)가 보유하고 있다.  

민법 제 1009조에 따르면 법정상속분은 별도 유언에 따른 증여가 없어 법정비율 상속대로  조 전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5.94%, 삼남매가 각각 3.96%씩 나눠 받게 된다.

한진칼 2대 주주인 사모펀드 KCGI가 지분을 14.98%까지 늘리며 경영권 견제에 나서는 상황에서 조 회장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조현아·조현민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 셈이다.

결국 경영권 확보를 위해 두 자매가 협조하는 대가로 경영일선 복귀를 타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 회장은 두 자매 복귀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때문에 삼남매 갈등으로 동일인 지정이 늦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조현아·조현민 두 자매는 각각 '땅콩회황'과 '물컵갑질'논란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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