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라임 / 박세연 기자] 추석 명절 동안 가족과 지인들과 비대면 모임을 계획하고 있다면, SKT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이용해보면 어떨까. 본 기사는 기자가 직접 이프랜드를 체험해본 후 작성하였다.

이프랜드에 접속하면 T아이디, 카카오, 페이스북, 구글 아이디 중 하나로 로그인을 해야 한다. 이프랜드 내에서는 나만의 아바타인 '이프미'로 활동하게 된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다양한 디자인을 준비한 듯 보이나 Z세대의 뚜렷한 개성을 펼쳐보이기에는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이프미 생성 후에는 '랜드(land)'에 참여할 수 있다. 랜드는 호스트(주관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모임이다. 호스트는 배경과 시간, 배경음악 등을 다양하게 선택하고 방 제목을 정하여 모임을 연다. 이때 누구나 들어갈 수 있도록 열어두거나, 원하는 사람들끼리만 모일 수 있도록 비밀번호로 잠금해놓을 수도 있다.

'메타 홍대' 이벤트로 열린 랜드 내의 전광판과 가수의 이프미들. [사진=이프랜드 캡처]

이프랜드 홈페이지 광고 배너와 랜드 목록을 보니 노래나 스피치, 상담 컨텐츠가 자주 보였다. 이는 얼굴 없이 목소리로만 소통하는 플랫폼의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이프랜드 홈페이지 배너 일부 캡처. [자료=이프랜드 홈페이지]

랜드에서는 음성 기능을 이용해 소통할 수 있음은 물론 줌(ZOOM, 화상회의 프로그램)처럼 자료나 화면을 공유할 수도 있었다. 좋았던 점은 단순히 화면을 가득히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랜드 내 배치된 전광판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는 감각이 확실히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모임 종료 시간, 호스트 교체, 공지글 작성 등의 기능도 있다.

 

라운지 내 포츈 쿠키 컨텐츠 이용 장면. [사진=이프랜드 캡처]

랜드 외에도 누구나 들어가서 모일 수 있는 '라운지'에 더 관심이 갔다. 라운지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놀거리들이 많았다. 의자에 앉는 것은 물론 구름이나 보드를 타고 날 수 있으며, 포츈쿠키, 폭탄 돌리기, 공룡 룰렛(해적 룰렛과 같은 원리) 등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미니게임들이 많았다. 배경에 보이는 전광판을 통해 이프랜드 홍보영상과 음성이 나오는 건 좋은 디테일이라고 느껴졌다.

[사진=이프랜드 캡처]

이프랜드를 즐겨본 결과 확실히 Z세대의 이목을 끌 만한 플랫폼임을 알 수 있었다. 게임처럼 느껴질 정도로 다양한 컨텐츠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꼭 한번쯤은 지인들과 가볍게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양한 모임을 위한 플랫폼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게임과 여흥에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할 시 더 자세한 조작법을 익혀야 하고 호스트의 권한이 불분명하여 여러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 기대되므로 오히려 혼란만 가중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실제로 2021년 3월에는 순천향대학교 입학식을, 4월에는 SKT 채용설명회를 이프랜드를 통해 진행했다. 하지만 이프랜드 홈페이지에는 2022년 이후로의 공식 모임은 업데이트되지 않고 있다. B2B를 통해 기업 내에서 모임이 진행되고 있어서 이용자 수 분석도 툴마다 다르게 분석되는 상황이다.

본 기자는 가끔씩 프레임 드롭이 걸리고 이동 조작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또 작은 화면 안에서 한 가지보다 여러 군데에 시선이 쏠려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강연과 발표 등 내용 전달이 주목적인 모임은 메타버스를 선택하지 않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2021년 순천향대 입학식을 이프랜드에서 메타버스로 진행하였다. [사진=이프랜드 홈페이지]
이프랜드에서 메타버스로 진행한 2021년도 순천향대 입학식. [사진=이프랜드 홈페이지]

지난 5일 SKT는 이프랜드 2.7.0 버전 업데이트에서 플랫폼 내 재화 시스템을 도입하며 후원과 환전 기능을 추가했다. 포인트를 모아 호스트에게 후원했을 때, 10만 이상의 포인트가 모이면 현금으로 환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이프랜드 스튜디오’는 향후 이프랜드 내 랜드, 아이템 등까지 사용자가 직접 제작할 수 있도록 대상이 확대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가 이프랜드를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탄탄하게 할 수 있을지, 메타버스로서의 정체성을 잃고 SKT의 아픈 손가락이 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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