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작품 이어 노인들의 층간소음 문제 영화 준비 중
아름다운 인생 학교에서 노년층과 경륜으로 소통 문화

23. 1. 2. AK플라자 분당점에서 만난 시니어 영화 감독 양병선. [사진=박시나 기자].
23. 1. 2. AK플라자 분당점에서 만난 시니어 영화 감독 양병선. [사진=박시나 기자].

[시사프라임 / 박시나 기자] “영화 속 인간심리를 통해 영화처럼 살자.”

2일 AK플라자 분당점에서 만난 양병선씨는 ‘아름다운 인생 학교’에 강의를 준비하면서 느끼는 개인의 비전을 당당하게 밝혔다. 

양씨는 2015년 시니어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이력을 갖고 있다. 특이한 점은 35년 동안 인생의 굵직한 시간을 군에서 보내고  2006년 2월 말 전역을 했다는 것이다. 

영화인으로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경력도 재력도 아닌 여행 사진과 캠코더 촬영을 무기 삼아 대한노인회에서 서울 영상미디어센터 시니어 영화감독과정을 이수한 뒤부터다.

단순 취미를 자본금 삼아 시작한 일이 2015년 제10회 정읍 전국실버영화제에서 대상을 받는 영애를 얻었다. 그가 제작한 영화는 <불통즉통- 할머니의 소통 대작전>이라는 영화이다.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뜻이다. 영화 제목에서 보여주듯이  양씨는 서로 다른 세대를 살아온 할머니와 며느리와 손녀의 소통 지혜를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 영화는  18분짜리 단편영화로, 촬영비용에 60만 원이 들어갔다. 대부분 배우 출연료로 지출됐고, 촬영 스탭은 모두 무보수로 참여했다.

준비 중인 2번째 작품은 노인들의 층간소음 갈등 속에서 벌어지는 소통에 대한 문화를 보여주려 한다. 그는 “첫 작품처럼 인생 학교 회원들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제는 초보감독을 벗어나 어엿한 연출가로서의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그는 또 다른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다름아닌 경륜이다.

23. 1. 2. 아름다운 인생 학교에서 경륜 수업하는 양병선씨. [사진=박시나 기자]
23. 1. 2. 아름다운 인생 학교에서 경륜 수업하는 양병선씨. [사진=박시나 기자]

그의 경륜 활동은 아름다운 인생 학교에서 시작된다. 아름다운 인생 학교는 2013년 백만기(66) 교장에 의해 시작됐다. 백 교장은 언론을 통해 알게 된 영국의 평생 교육기구 U 3A(University of The 3rd Age, 제3인생대학)의 철학에 반해 학교를 개설했다. 처음에는 몇 사람이 모인 성남시의 작은 모임이었지만, 지금은 AK플라자 분당점에 자리를 잡고, 여러 지방단체에서 벤치마케팅 제안이 들어올 정도로 성장세를 이루고 있다.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100세에 가까워지면서 ‘100세 시대’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이다. 이렇듯 평균 수명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지만 반대로 은퇴 시기는 더 빨라지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도 젊은 세대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희망은퇴는 불가피하다고 발표했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우리나라 은퇴 후의 인생의 2막을 설계하는 노년층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50세 전후로 은퇴를 하고 창업에 도전하거나 재취업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현실은 재취업에 성공하는 경우는 3명 중 1명에 불과할 정도로 재취업에 성공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최근 국세청에 따르면 50대 신규 창업자가 전체의 25.5% 차지한다는 발표를 통해서도 창업자들 대부분이 노년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노인 빈곤율도 OECD 국가 중 1위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체 인구의 15%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대거 은퇴가 시작됐다. 대한민국은 단지 경제적인 측면의 노인 빈곤율만 계산해서는 안 될 것이다. 노인들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에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노인에게 투자하는 것을 사회적으로 낭비라고 여기는 것과 아울러 노년 복지뿐 아니라 노년을 바라보는 사회 시선도 달라져야 한다. 

양씨는 경제활동의 노년기를 준비하면서 경륜 활동을 계획해 볼 것을 제안했다. 젊은 나이에 쌓았던 스펙과 이력 혹은 자신의 취미생활을 계획하고, 나누고 새로운 것을 배우다 보면 인생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소견이다. 

그는 “우리 사회는 노인을 사회적 약자라고 부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새로운 관계 형성을 통해서 참여 봉사와 사회에 기여활동을 하면서, 사회로부터 보호받고 지원을 받는 약자가 아니라, 사회를 위해서 베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라며 경륜 활동에 대한 철학을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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