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커피 이미지. [이미지출처=미리캔버스]
아이스커피 이미지. [이미지출처=미리캔버스]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한낮의 이글거리는 볕을 뒤로하고,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무척이나 반가운 요즘이다. 이제 막 접어든 6월인데 체감 계절은 한여름이라 살짝 억울하다가도, 언제는 안 그랬냐는 듯 남은 더위를 이겨낼 비책을 떠올려본다.

출근길은 평소보다 일찍 나서 발걸음도 마음도 여유를 유지할 것, 점심으로 가끔 구내식당 말고 근처 냉면집에서 살얼음 동동 띄운 물냉면 한 사발 들이키기, 퇴근 후 샤워하고 선풍기 앞에서 마시는 맥주 한 잔.

이들에게도 특별함은 없지만, 나름의 시공간적 제약이 있는 행위들이라 더 간단한 뭔가를 원한다면 시원한 아이스 커피 한 잔만 한 게 없다. 여름나기 대표 식품 아이스크림이 들으면 서운할 수 있지만, 비 오듯 땀이 날 때 달달한 아이스크림 한 입을 상상하면 더 갈증이 난다.

”여름엔 아이스 커피, 여름이니까 ○○아이스~ ○○ ○○ 아이스 커피”

아이스 커피의 유래는 1840년경 알제리에서 시작된다. 

포르투갈식 에스프레소인 비카에 레몬 즙과 얼음을 넣어 만든 ‘마자그란’이라는 커피 음료가 있는데, 이 음료가 오리지널 아이스 커피로 여러 곳에서 기술되고 있다.

슬러시처럼 얼린 커피 음료는 19세기 기록에 존재하는데 이와 비슷한 것으로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서 유래된 ‘그라니따’가 있다. ‘얼음을 부수다’라는 뜻의 그라니따는 과일이나 커피를 얼음과 같이 갈아서 즐기는 음료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아이스 커피는 뜨겁게 호환 가능한 모든 커피 메뉴 앞에 ‘아이스’를 붙이면 되는 흔히들 아는 그 맛인데, 이 시작점에는 과즙이라는 생각지 못한 상큼함이 공존하고 있다.

이어 1920년 미국 합동 커피 무역 홍보 위원회(Joint Coffee Trade Publicity Committee)의 마케팅 운동을 통해 보급되기 시작한 아이스 커피는 이후 버거킹, 던킨 도너츠, 스타벅스 등 유통 브랜드를 통해 판매되며 현재 우리네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아이스 커피 중에서도 대한민국에서 압도적인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일명 ‘아아’는 어떻게 음용되기 시작했을까.

아메리카노 관련한 여러 유래 중 굵직한 두 갈래를 살펴보면 우선 보스턴 차 사건에서 비롯되는데, 1700년대 영국 정부가 동인도 회사에 차 무역 독점권을 부여하면서 동인도 회사를 거치지 않고 무역할 경우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 상인들은 높아진 홍차 가격에 거센 반발을 일으켰고, 급기야 보스턴 항구에 정박해있던 영국 동인도회사의 선박을 습격해 수백 개의 차 상자를 모두 바다로 던지는 사건이 있게 되는데 이것이 보스턴 차 사건이다.

매일 홍차를 즐겨 마시던 미국인들이 영국 상품의 불매운동과 높은 관세로 홍차 수급이 어려워지자 대체재로 커피를 최대한 홍차와 비슷하게 마시는 문화가 생겼다고 한다. 해서 짙은 에스프레소에 물을 첨가해 묽게 하여 홍차의 진하기와 비슷하게 만든 것이 지금의 아메리카노가 된 것이다.

또 다른 유래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사람들은 짙은 에스프레소를 즐겼던 반면, 미국 병사들은 특유의 쓴맛이 입에 맞지 않았고 이에 물을 타서 연하게 마셨다고 한다. 물 탄 에스프레소가 신기했던 이탈리아 사람들이 미국인들이 마시는 커피라는 의미로, ‘미국(America)’에 ‘~처럼’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노(no)’를 더해 아메리카노라는 이름을 붙여준 것.

커피를 마실 수 없는 특이체질이 아니라면 다른 음료에 비해 비교적 착한 가격으로 피곤함과 더위를 동시에 해소할 수 있으니, 기온이 올라갈수록 시원 쌉싸름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찾는 사람이 많아진다.

그렇다고 물 대신 커피만 들이켠다면 카페인 과다섭취로 되려 더위에 쉽게 지치는 몸이 될 수 있기에, 한두 잔 적당한 아이스 커피와 함께 이열치한 건강한 여름을 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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