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SPC 계열사 샤니 성남공장에서 50대 근로자 끼임 사고 발생
공동행동, "철저한 진상 규명은 물론, 꼬리 자르기 그만"
국회 환노위 시찰 결과 "안전 센서 미부착 확인”

 

23.08.16. 1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SPC그룹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 앞에서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의 SPC 샤니 성남공장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 은폐 의혹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고문진 기자]
23.08.16. 1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SPC그룹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 앞에서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의 SPC 샤니 성남공장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 은폐 의혹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고문진 기자]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지난해 SPC 회장과 임원들은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는데, 사람이 또 죽었다. SPC는 그동안 무엇을 했나.”

1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SPC그룹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 앞에서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의 SPC 샤니 성남공장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 은폐 의혹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8일 샤니 성남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의 끼임 사고가 발생했고, 이틀 뒤인 10일 결국 해당 근로자는 사망했다. 이에 사망 다음 날인 11일 정의당 의원들이 현장 시찰을 위해 해당 공장을 방문했으나,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와 공장 관계자들은 ‘현장 보존 필요성’을 이유로 출입을 차단했다.

뿐만 아니라 다음 날 12일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고인의 빈소에서도 샤니 회사와 노조간부들이 입구에 서서 방문자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조문을 막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공동행동 측은 “SPC 샤니는 무엇이 두려워서, 어떤 문제가 있길래 사고 현장은 물론 빈소까지 통제하고 출입을 막으며 감추는 것인가”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끼임사고 당시 고인의 위치와 업무 등 경위에 대해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어 이에 대해 공동행동 권영국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건 경위와 관련하여 밝혀져야 할 19가지 사항을 발표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 공동행동 측이 짚은 밝혀져야 할 19가지 사항들. [자료제공=공동행동]
이번 사고에 대해 공동행동 측이 짚은 밝혀져야 할 19가지 사항들. [자료제공=공동행동]

한국여성노동자회 배진경 회장은 “지난 SPL 공장 사고는 SPL 대표에게 책임을 묻는 것으로 마무리됐으나, 이제는 안 된다”며 “SPC그룹 대표인 허영인 회장이 중대재해처벌법에 의해 처벌받지 않으면 저들은 정신 안 차리고 이런 식의 꼬리 자르기를 통해 이윤만을 위한 경영을 이어갈 것”이라고 일갈했다.

생명안전시민넷 공동대표 송경용 신부는 “SPC는 왜, 무슨 목적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라며 “SPC는 비인간적인 노동 환경을 당장 개선하고 죽음의 원인을 공개적으로 명명백백히 밝혀 진심으로 사과와 배상을 해야 하며, 노동부와 관계기관은 철저히 수사하고 조사 과정에 노동자들과 민간 전문가들이 반드시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장 입구에서 공동행동의 기자회견이 열리는 동안 공장 내부에서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의 현장 조사가 진행됐다.

이날 시찰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이 환노위 위원장 자격으로 참석, 이외에 환노위 여야 간사 국민의힘 임이자·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 등 환노위 소속 11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사측 대표로는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 노조 대표로는 박인수 샤니 노조 위원장이 참석했다.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과 민길수 고용노동부 중부청장 등 관계 부처 공무원들도 현장에 나왔다.

의원들은 먼저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하여 이강섭 대표이사와 고용노동부로 부터 사고 경위와 조치 등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사고 현장 시찰을 이어갔다.

 

23.08.16. 현장 조사를 마친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환노위 위원장)과 이수진 의원(비례, 환노위 간사)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고문진 기자]
23.08.16. 현장 조사를 마친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환노위 위원장)과 이수진 의원(비례, 환노위 간사)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고문진 기자]

시찰을 마치고 나온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정확한 사고의 원인이나 회사의 과실은 추후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오늘 현장 시찰은) 대략적인 상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리프트라고 하는 반죽 볼을 들어 올리는 기계의 일정한 결함 같은 것들이 있는데, 가령 리프트가 상승하고 하강하는 과정에서 경보음이 울리도록 되어있는데 사고 직후에 확인해보니 그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고, 경보 장치가 고장난 상태였던 게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과 이수진 의원은 “안전 센서가 없어서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움직이는 기계라 안전 센서가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사고가 난 기계에는 없었고, 시연할 수 있는 다른 기계에는 빨간 경광등이 부착돼 불빛과 소리가 잘 나왔고 경고 문구도 부착돼 있어서 사고가 난 기계와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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