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흑자전환, 자본잠식 벗어나 재무구조 개선
지니뮤직 FI주주 맺은 계약 조건, 3년 내 상장 해야
공모자금으로 가입자 증가, 플랫폼 구축 위한 투자 확대

밀리의 서재
밀리의 서재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지니뮤직에 인수된 밀리의 서재가 오는 9월 코스닥 상장을 노린다. 공모에 나서며 확보된 자금을 통해 기존 콘텐츠 투자 및 플랫폼 출간사업 등 운영자금과, 사업다각화로 장르사업 진출에 투자한다. 작년 수요 부진으로 상장 철회한 아픔을 맛봤던 밀리의 서재는 이번만큼은 반드시 상장하겠다는 의지다. 다만, 상반기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IPO 흥행이 하반기 들어 대형주에서 다소 주춤하며 IPO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와 낙관하기는 이르다.

2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밀리의 서재는 9월7일부터 13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18~19일 양일간 일반청약에 나선다. 코스닥 시장 상장은 추석 이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150만주를 공모하며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원~2만3000원, 총 공모 예정 금액은 300억 원에서 345억 원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재무구조 개선, FI주주들 계약 약정 내용

밀리의 서재가 코스닥 시장 상장에 재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는 흑자전환 성공과 재무 건전성이 개선된 점이 꼽힌다. 이에 올해가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4년의 실적을 보면 지니뮤직에 인수되기 전 2021년 14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다, 지난해 41억7000만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49억5846만원이다. 매출은 260억 원을 올려 영업이익률은 19.1%이다.

부채비율, 자본잠식 비율 등 재무건전성도 개선됐다. 같은 기간 2021년까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지난해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에 따른 주식발행초과금 발생으로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이 기간 부채비율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라 –121.50%를 기록하다 지난해 벗어난 이후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은 137.5%이다. 업계 평균인 89.5% 보단 높은 수치다. 이는 선수금 및 선수수익 등 영업부채의 영향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총 부채는 약 180억 원이며, 이 가운데 기타유동부채는 92.8억 원이다. 이중 선수금 및 선수수익의 비중은 약 85억 원으로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자본잠식을 벗어나며 유동비율도 좋아졌다. 2021년 15.7%에 그쳤던 유동비율은 올해 상반기 173.5%로 업계 평균(130.1%) 보다 높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같은 기간 –104억에서 71억3100만원으로 개선됐다.

재무 외에도 상장을 서두르는 두 번째 이유는 지니뮤직이 밀리의 서재 인수 당시 재무적투자자(FI)와 맺은 조건이 담긴 계약 때문이다.

밀리의 서재가 21일 금융위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3년 이내 회사의 상장을 추진해야 한다’라는 부분이 있다. 2024년 9월까지 코스닥 입성해야 한다. 연장도 가능하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 언제든지 FI주주들이 약정 내용에 담긴 권리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풋옵션, 동반매도청구권(Drag-along, 드래그 얼롱)이 이에 해당한다.

풋옵션 항목에는 ‘주주가 된 날로부터 3년(연장 가능) 이내 밀리의 서재의 상장을 추진해야 하고, 상장 신청이 가능한 형식적 심사요건이 충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장을 추진하지 않는 경우, 지니뮤직 이외 다른 주주들은 지니뮤직에게 기업공개 관련 의무위반에 대한 매도권(Penalty Put Option) 행사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풋옵션 가격은 한 주당 25만원으로, 지니뮤직의 구주 인수 가격인 18만3000원 보다 36.6% 가량 높다. FI 주주들이 가진 밀리의 서재 지분율은 24.29%이다. 전부 풋옵션으로 매도할 경우 금액은 약 400억 원에 달한다.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지니뮤직은 큰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또 지니뮤직 이외 다른 주주들은 지니뮤직이 보유한 밀리의 서재 주식에 대해 동반매도청구권(Drag-along) 행사할 수 있다.

드래그 얼롱은 투자자가 최대주주 지분까지 끌고 와 제 3자에게 매각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조항이다. 투자자가 투자 시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삽입한다.

밀리의 서재 최대주주는 지니뮤직으로 38.6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기한 내 회사가 상장되지 않으면, FI가 드래그 얼롱을 행사해 최악의 경우 지니뮤직이 최대주주 지위를 잃는 위기에 처할 수 있다.

◆공모자금으로 콘텐츠 및 사업다각화, 신사업 진출에 투자 

한편, 밀리의 서재는 이번 공모 예정금액(밴드 하한 공모가 기준)을 ▲콘텐츠 투자 확대 ▲출간플랫폼 및 출간사업 등에 190억 원, ▲장르사업 진출에 104억을 투자할 계획이다.

월정액 기반의 구독형 전자책 서비스 사업 성장을 이끌기 위해선 구독자 확보가 중요한 만큼 콘텐츠 확보가 절실하다. 현재 시장에선 (밀리의 서재, 리디, 예스24, 교보문고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밀리의 서재의 올해 상반기 까지 월 평균 구독자수는 27만1195명, 해지자 수는 3만3628명으로 해지율은 12.4%에 달한다. 이는 작년 13.9%에 비해 감소한 수치다.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발간한 ‘2022년 출판시장 통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국내 주요 출판사 및 콘텐츠 기업의 매출 규모는 약 6조4천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전자책 플랫폼 기업의 매출은 1조 2,589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1% 성장했다.

기존 콘텐츠 외에 2차 콘텐츠 제작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무관치 않다. 오디오북 외에 오디오 드라마 제작, 당사 플랫폼에 인기 소설을 바탕으로 웹툰을 제작 OTT 플랫폼에 유통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이다. 밀리의 서재에 따르면 베스트셀러의 경우 90% 이상 수준을 목표로, 현재 76%에서 올해 말 80%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오디오북 시장은 약 300억 원 규모에서 2024년 1천80억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웹툰, 웹소설 등의 신규사업 진출과 사업다각화도 필요한 시점이다. 인기 책을 중심으로 종이책을 직접 출간 계획도 밝힌 만큼 ▲추가적인 출간플랫폼 개발 비용 ▲작가 확보 및 매니지먼트 비용 ▲종이책 제작비용 및 완성된 전자책·종이책에 대한 마케팅 비용에 사용한다.

밀리의 서재 관계자는 “초기 투자를 통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향후 가입자 증가나 타 플랫폼 유통을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구조로 공모 자금을 통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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