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그래픽 / 시사프라임DB]
대출, [그래픽 / 시사프라임DB]

[시사프라임 / 박시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권에 대해 ‘갑질’ ‘종노릇’ 등 거친 표현을 써가며 작심 비판한 이유는 무엇일까? 고금리, 고물가로 서민 삶이 고통 받고 있지만 은행들은 ‘이자장사’로 배를 불리면서 대출이자로 허덕이는 자영업자 등에 대한 고통분담에는 소극적이라는 인식이 깔린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금융권은 부랴부랴 ‘상생금융’ 등 지원책을 마련하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금융권 이자장사 비판 ‘자업자득’

이자수익을 통한 은행들의 ‘돈잔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은행들은 대출을 통해 막대한 이자수익을 올렸다,

올해 3분기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4대 시중은행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 규모는 30조9366억 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7.4%(2조1314억 원) 늘면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은행들의 수익의 90%이상이 이자로 벌고 있다. 수수료이익 비중은 10%도 안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자장사로 ‘돈잔치‘를 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유다.

은행 직원들은 연봉도 1억 원을 넘어선지 오래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직원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은행으로 하나은행 1억1700만원이다. 뒤를 이어 KB국민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1600만원 신한은행 1억1300만원, 우리은행 1억500만원 순이다.

은행들은 ‘이자장사’라는 비판에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자장사’ 비판은 예전부터 있어온 거라 내부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지만 유독 은행을 꼭 집어 여론몰이 하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상생금융’ 지원책 마련 등 사회공헌도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저마다 나름대로 ‘상생금융’ 지원책을 마련해 자영업자, 소상공인,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이 같은 이유로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종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 모 씨(남 51세)는 대출금리가 너무 올라 이자와 원금 갚기가 버거운 지경이다. 김씨는 “금리가 오를 때 대출금리도 가파르게 올라 이자만 처음 빌릴 때 보다 두 배 이상 오른 것 같다”며 “은행들은 대출로 돈 벌지만 우리(자영업자)는 하루하루 피가 마른 지경이다. 직원들 월급에 이자와 원금 갚으면 손에 쥐는 돈은 별로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움직임 분주한 금융당국과 금융권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윤 대통령의 강도 높은 비판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6일 6개 금융업권협회 회장단과 만남에서 “금융회사 이익증가는 자본적정성 제고를 통해 금융안정의 기반이 된다는 점 등에서 긍정적이나 그 이익의 원천이 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한 혁신노력의 결과라기보다 단순히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수입 증가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시선은 따갑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줄여줄 수 있는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코로나가 끝나자마자 대출금리가 올라 언제쯤 사정이 나아질지 기약하기 어렵다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하소연에 귀기울여주기를 당부 드린다”고 협조를 요청했다.

정부는 ▲맞춤형 정책자금 지원(41.2조원) ▲고금리(7%) 사업자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8.5조원) ▲상환애로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채무조정(새출발기금, 30조원) 등 총 80조원 규모의 정책 지원을 시행중이다.

은행도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날 신한금융은 1,050억 원 규모의 ‘2024년도 소상공인·자영업자 상생금융 패키지’ 지원 계획을 내놓았다.

▲기 시행 중인 상생금융 지원프로그램의 기한 연장 및 대상 확대를 위한 610억 원 추가 지원 ▲소상공인·청년 금융부담 완화를 위한 440억 원의 신규 지원 등이 포함됐다. 앞서 하나은행은 소상공인 자영업자 30만 명을 대상으로 총 1,0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 대책을 내놓았다.

KB금융과 우리금융도 조만간 지원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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