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5000원 찍었던 주가 1만원대로 급락
2분기 실적 감춘 것 아닌지 의구심 증폭
“기술특례 상장 기업, 매출 안나온다 대상 아냐”
투자자들, 집단소송 움직임

23. 7. 24.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FADU)의 이지효 대표이사가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세연 기자]
23. 7. 24.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FADU)의 이지효 대표이사가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세연 기자]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반도체 설계(팹리스)기업 파두의 주가폭락으로 개미들의 ‘원성’이 들끓고 있다. 수요예측 흥행에 화려하게 코스닥에 입성, 한 때 주가가 4만5000원 까지 가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3분기 ‘어닝쇼크’ 실적을 기록하며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다. 투자자들은 주관 증권사 등을 상대로 집단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실제 소송으로 이어질지 이목이 쏠린다. 반면 주관사들은 “절차상 문제 소지가 없다”며 사태 진행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매출 어떻길래 

1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파두의 이번 사태 논란의 핵심은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올해 실적 전망치를 과도하게 부풀려 산정한 것 아니냐에 맞춰져 있다.

파두가 공시한 투자설명서에 올해 추정 매출액은 1202억9400만원이다. 영업이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억1100만원, 15억9600만원이다. 2025년도 추정 매출은 6159억1000만원으로 5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2분기와 3분기 실적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처참한 수준이다. 1분기 176억원을 기록한 매출은 3분기 3억2000만원 급감했다. 문제는 2분기 매출이 5900만원 기록한 게 알려지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3분기 까지 놓고 보면 올해 예상 매출과는 동떨어진 실적이다. 영업손실은 3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적자규모가 715% 늘었다.

증권신고서 제출 전 파두와 주관 증권사들이 2분기 매출 실적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파두는 홈페이지에 이번 실적 쇼크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2,3분기 발주가 중단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파두는 “4분기부터 소규모 발주가 예상된다”며 “올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수 고객사 확보로 적극적으로 나서 2024년 하반기로 가면서 매출과 수익성의 안정세는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2025년 이후에나 본격적인 성장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2분기 실적에 관한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 “3분기 말 최저점을 딛고 4분기에 회복된 실적을 예상한다”는 언급만 눈에 띈다. 매출 실적만 놓고 보면 2분기가 최저점일 수밖에 없는데 실적을 감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주관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시사프라임>과 통화에서 “7월에 IR 당시에는 2분기 확정 실적이 나오지 않았었고, 파두는 실적을 예측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라 전혀 파악할 수 없었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2분기 실적 예상에 반박했다. 이어 “(파두가) 기술특례 상장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매출이 안 나오더라도 기술력이 검증이 되면 상장 제한 요건으로 매출액에 대한 얘기는 없다. 절차상 문제 소지가 없다”며 “지금 당장 2,3분기 매출이 왜 안 나오냐고 다그칠 만한 대상 자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실제 기술특례 상장으로 IPO를 진행한 기업들의 대부분이 적자를 내고 있다. 이런 흐름으로 본다면 이번 ‘파두 사태’에 대해 증권사는 원칙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투장설명서에서도 “글로벌 경제 악화, 영위하고 있는 사업 시장의 경쟁강화, 고객들의 변심 등으로 인해 매출액이 전기 대비 감소할 수 있는 위험성은 상시 존재하고 있다”며 “증가하고 있는 인건비와 투자비로 수익성은 더욱 크게 악화될 수 있다”고 위험성을 알렸다.

◆장밋빛 청사진 믿었는데…개미들 ‘한숨’ 

이번 논란에 최대 피해자는 파두의 성장성만 믿고 투자한 개미들이다. 공모 확정가는 3만1000원으로, 상장 당일 하락한 주가는 9월 12일 종가 기준 4만500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3만원을 횡보하다 지난 9일 2만4300원으로 급락한 데 이어 이날 종가 기준 1만8570원을 기록했다. 최고점 대비 59%, 확정가 대비 39.5% 하락한 셈이다.

이처럼 주가가 급락하자 개미들의 원성이 들끓고 있다. 종모 토론방에선 “파두는 명백한 자본시장법 위반이다.” “공모과정에서 선정된 비교기업인 글로벌 팹리스인 Broadcom, Microchip, Maxlinear의 2022년 매출액은 각각 42조원, 11조원, 1조4,000억 원인 반면 매출 500억의 적자기업을 실적이 안정적으로 발생하고 시가총액이 큰 기업들과 비교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법무법인 한누리 집단소송에 참여 부탁드린다.” 등의 격양된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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