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영끌족 무리한 투자가 가격 조정기에 직격탄
“3~6억원 대 급매물 위주 외엔 가격 괴리 커 수요자 숨어”
기준금리, 분양시장 여부 관건 요소…“상반기까지 현 흐름”

미세먼지로 뿌옇게 흐린 서울의 아파트 전경. [사진=임재현 기자]
미세먼지로 뿌옇게 흐린 서울의 아파트 전경. [사진=시사프라임DB]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2021년 아파트 가격 호황기에 최대 수혜를 입었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 부동산 침체기에 직격탄을 맞으며 수억원씩 가격 하락에 더해 거래절벽까지 이어져 매수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노동강은 왜 부동산 침체기에 더 큰 타격을 받는지 취재에 나섰다.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매물을 중심으로 ‘영끌족’과 갭투자가 매수에 나서며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게 지금에 와서 침체기에 맞물려 독이 됐다는 평가다.

노원구 중계동에 위치한 OOO부동산 한민국(여 ·51세) 대표는 “이 지역은 갭투자들가 영끌족이 부동산 호황기에 적극적 매수에 나서며 부동산 가격을 이끌었는데 지금은 원금과 이자 갚는데 어려워 매도 물량을 쏟아지고 있지만 매수자가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가격 하락이 가파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도자가 원하는 가격 대비 매수자와의 가격 괴리감이 커 시세보다 싸게 나완 급매물을 제외하곤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원구뿐만 아니라 도봉구 강북구도 예외는 아니었다.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OOO부동산 이철원(남 44세) 대표는 “부동산 호황기에 호가에 샀던 매수자들이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자 매도 물량을 가격 마지노선을 정하고 내놓고 있어 매수자들이 원하는 가격에 비해선 비싸다고 판단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기자가 만난 부동산중개업 대표들은 한결 같이 거래조정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를 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아파트 상승기였던 2020년 10월~2022년 10월 2년 간 노도강 시세 상승률은 각각 26.3%, 21.4%, 20.5%로 강북권역 평균 20.4%를 상회했다.

KB부동산 관계자는 “내집마련 붐이 일었던 시기에 서울 진입을 위한 갭투자가 활발해 가격 상승이 컸는데 지금은 급등기에 대한 반작용 측면의 조정과정이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거래량은 현저히 줄면서 크게 위축되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강북구의 2월 아파트 거래량은 16일 기준 2건에 불과하다. 실제 2월 거래량을 알려면 기간이 남아있지만 1월 거래량(35건) 보다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원구 역시 마찬가지다. 2월 거래량은 같은 기간 7건으로 1월(154건)에 비해 적은 수치다. 도봉구도 5건에 불과하다.

지난해 11월~12월에 비해 약간 거래량은 늘었지만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선 거래량이 확 줄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타랩장은 <시사프라임>과 통화에서 “평년보다는 확실히 거래는 줄었다. 많이 줄었었던 지난해 말 이때보다는 수치상으로는 약간 나아졌다”면서도 “3억~ 6억 원대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난 것으로, 다만 1월에 신생아 특례 보금자리론 그리고 지난해 말 지난해 연초 정도까지 가격이 조정된 매물들이 나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격 상승기에 활발했던 갭투자 매력이 침체기에 약화되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 큰 타격을 입는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고금리 여파가 지속된 측면도 진입장벽으로 여겨지며 실수요자가 관망하고 있다는 게 주된 이유로 꼽힌다.

노도강의 가격 하락폭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KB부동산 데이터허브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1월15일부터 2월5일까지 4주간 서울 아파트는 –0.22% 하락했다. 이 가운데 노원구의 가격 하락폭은 –0.46%로 컸다.

매수심리가 살아나야 가격 하락을 막아낼 수 있지만 반등 요인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일 조사기준 2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3.7로 지난주(82.9)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노원·도봉·강북구 등이 포함된 동북권 매매지수는 77.9로 보합세를 기록했다.

부동산업계는 매수심리가 올해 상반기까지는 살아날 요소가 없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준금리와 분양시장이 어떻게 되느냐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함 빅데이타랩장은 “연초에 이제 신생아 특례나 아니면 일부 급매물이 지난해 초까지 가격이 회귀하면서 조금 매력적인 매물에 대한 소유자 반응은 조금씩 나오고는 있는데 기준금리 전반이 떨어지는 거는 좀 하반기는 되어야 되는 분위기도 있다”며 “봄 이사철이 중요하긴 한데 총선이 있어 봐야 되고, 분양시장은 3월에 청약 관련한 제도 변경도 있어 좋을 거다 이렇게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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