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시사프라임 / 박시나 기자]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18년 만에 현 직함을 벗고 회장으로 승진했다. 시기의 문제일뿐 언제든지 회장으로 오를 수 있음에도 지금에서야 신세계그룹이 승진 인사에 나선것은 현재 처해있는 그룹의 위기와 맞닿아 있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과 함께 신세계그룹의 남매 경영체제가 자리잡은 가운데 지난해 백화점은 사상 최대 연간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률은 17.2% 기록했다.

정 총괄사장의 리더십이 빛이 난 반면 정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다. 또,  최근 몇년 사이 유통 질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면서 ‘언젠가는 망할 것’이라고 여겨졌던 쿠팡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유통 강자 1위였던 이마트를 제치며 업계 1위로 올라서며 유통 지형도를 재편했다. 정 부회장과 그룹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사건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여기에 부동산PF 리스크가 신세계건설을 덮치면서 1878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영향이 가뜩이나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이마트의 재무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런 대내외 환경을 고려하면 그룹은 진두지휘 할 빠른 의사결정과 그룹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해 정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해 막중한 책임을 지운 것으로 보인다.

재계 일각에선 정 부회장이 일찍 회장에 올라 그룹을 통솔했어야 하는 아쉬움도 묻어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시사프라임>과 통화서 “정 부회장이 올해 승진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시기가 좋지 않아 보인다. 위기가 기회라고 하지만 현 처해진 상황이 위기 탈출에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신세계건설 부동산PF 리스크가 마무리 되고, 현 유통 구조에서 벗어난 미래 신사업 발굴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실적이 나온 것을 보고 정 회장의 리더십을 판가름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 덧붙였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지난 8일 회장 승진 인사를 단행한 배경으로 정용진 회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정면돌파’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강력한 리더십을 정 회장 승진으로 시장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회장 승진은 어느정도 예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 신임 회장은 지난해 연말 경영전략실을 기능 중심의 컨트롤타워로 개편하고 대대적 혁신을 주문했다.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보좌하는 경영전략실 본연의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기민한 의사결정과 실행을 위한 준비를 한 것이라는 게 그룹의 설명이다.

이번 회장 승진으로 신세계그룹은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정 신임회장의 경영능력 시험대의 막이 오른 것이란 평가 속 올해 실적이 가늠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시사프라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