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라임 / 박선진 기자, 임재현 기자] 27일 열린 문재인 정부에 입각할 장관 후보자들 인사청문회에서 이목은 당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게 쏠렸다. 청문회 전날부터 야당 특히 자유한국당 청문 위원들은 박 후보자를 철저히 검증하겠다며 단단히 날을 세웠다. 박 후보자 역시 자유한국당의 송곳 질의를 어느 정도 예상한 듯 이날 청문회에서 ‘정공법’을 택하며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청문회는 ‘기싸움’이 거셀 것이란 관측처럼 본격적인 청문회에 들어가기에 앞서 파행을 겪는 등 불꽃 튀는 공방을 이어갔다. 박 후보자는 국회의원만 내리 4선으로 중량감에다 청문위원 시절 일명 ‘저승사자’로 불리며 고위공직자 후보들을 낙마시키는 ‘청문회 저격수’로 불렸다. 이날만큼은 공수가 뒤바뀐 모습이었지만 야당 청문위원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오히려 질의에 반박하며 몰아붙이는 내공을 보였다.

이런 분위기는 초반부터 이어졌다. 박 후보자의 모두발언이 끝나자마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이 박 후보자가 청문 요구에 대한 자료제출을 거부했다며 질타를 이어갔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반박하며 박 후보자 방어에 나서는 등 여야 간 고성이 오가는 공방이 빚어졌다.

한국당 의원들 앞 노트북에는 ‘박영선, 자료제출 거부! 국민들은 박영선 거부!’라는 팻말을 붙이고 청문회를 시작했다.

야당 의원들이 박 후보자에게 강하게 반발한 것은 자료 미제출 때문이다. 한국당 간사인 이종배 의원은 “자료제출이 부실해 청문회 연기를 요청했지만 여당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서 진행은 되긴 하지만, 이제까지 청문회 중에서 이렇게 자료 없이 깜깜이 청문회를 한 적은 없었다”며 “청문회에 임하는 후보자의 자세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박맹우 한국당 의원은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는 다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후보자는 제출할 의무가 있다”며 “청문회를 우습게 아는 오만의 극치”라고 맹비난했다.

여당은 박 후보자 엄호에 나서면서 공방을 주고받으며 한창 달아오른 공방은 미제출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박 후보자의 발언으로 일단락 됐다.

박 후보자는 “총 2252건의 자료 제출 요구 중 145건을 제출 안했다”며 “시간이 너무 경과해서 이 중에 없는 자료가 대부분이고, 원하는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후 청문회에서는 ‘여성비하‧성희롱’ 논란 등으로 번지며 또 양측간 설전이 오갔다. 이후에는 중기부 장관으로서 정책 질의가 이어지며 장관 후보자로서의 자질 문제 검증을 이어갔다.

박 후보자는 내년 최저임금 결정구조에 대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하는 수준으로도 갈 수도 있다”고 언급해 속도 조절 필요성을 내비쳤다. 또 “정부는 최저선만 정하고 지방자치단체별로 결정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이어 중기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간 자발적 상생협력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혁신적 벤처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프랑스의 ‘스타시옹에프’와 같은 개방적 혁신거점을 만들고 준비된 청년과 30~40대 경력자의 창업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