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쿠팡 로고 [출처=네이버 이미지]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지난 1일 정기국회 개원을 맞아 국회 앞에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이하 온플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온라인 플랫폼 활성화와 동시에 꾸준히 수반되는 문제점에 온플법 개정 촉구의 목소리는 연일 높아지고 있다.

기자도 취재 전까지는 그저 평범한 소비자의 입장에서 편의성을 추구하며 네이버·쿠팡 등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입맛에 맞게 잘 사용하고 있었다.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용어 보다도 기업의 이름을 불렀으며, 달마다 자동이체로 나가는 멤버십 금액도 어련히 잘 빠져나가겠지 하면서. 그런데 현장에서 관계자들의 발언을 들으며 궁금증이 생겼다. "플랫폼 기업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국가 제도적 규제 없이 노동자·자영업자·중소상인뿐 아니라 소비자 모두에게 막대한 이윤을 챙겨가고 있다". 소비자에게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서 그들이 챙길 막대한 이윤이라는 건 뭘까.

이에 온라인 플랫폼이 소비자에게 미치는 피해에 대해 직접 취재해보기로 했다. 먼저는 기자가 애용하는 대표적인 온라인 플랫폼 네이버 쇼핑과 쿠팡 사이트를 열고 상시 구매하는 품목 중 ‘생수’를 검색해보았다. 아래는 사이트별 랭킹 순을 체크해서 확인한 화면이다.

 

네이버 쇼핑에서 생수 검색 후 네이버 랭킹 순으로 정렬한 화면(왼쪽이 pc버전, 오른쪽이 모바일 버전). 랭크 상위 3개 제품은 가격 주변에 '광고i' 표시가 붙어있다(pc버전은 가격 옆면, 모바일 버전은 가격 아래에 위치). 같은 네이버 쇼핑인데 pc와 모바일 검색 결과도 조금씩 다르다. (사진=고문진 기자)
네이버 쇼핑에서 생수 검색 후 랭킹 순으로 정렬한 화면(왼쪽이 PC버전, 오른쪽이 모바일 버전). 상위 3개 제품은 가격 주변에 '광고i' 표시가 붙어있다(PC버전은 가격 옆면, 모바일 버전은 가격 아래에 위치). 같은 네이버 쇼핑인데 PC와 모바일 검색 결과도 조금씩 다르다. (사진=고문진 기자)

 

쿠팡에서 생수 검색 후 쿠팡 랭킹 순으로 정렬한 화면(왼쪽이 pc버전, 오른쪽이 모바일 버전). 랭크 1위 제품은 이미지 하단 오른쪽에 '광고i' 혹은 'ADi' 표시가 붙어있다(pc버전은 ADi, 모바일 버전은 광고i로 표시). 생수를 검색했는데 차·다이어트 음료가 같이 나온다. (사진=고문진 기자)
쿠팡에서 생수 검색 후 랭킹 순으로 정렬한 화면(왼쪽이 PC버전, 오른쪽이 모바일 버전). 최상위에 노출된 제품은 이미지 하단 오른쪽에 '광고i' 혹은 'ADi' 표시가 붙어있다(PC버전은 ADi, 모바일 버전은 광고i 로 표시). 생수를 검색했는데 차·다이어트 음료가 같이 노출된다. (사진=고문진 기자)

사이트별 최상위에 노출되는 제품은 다소 친숙하지 않은 제품들이었다. 친숙함은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일 수 있기에 네이버 1순위 제품에 대해서는 그래도 생수 제품이니 기자의 정보력이 부족한 탓을 할 수 있겠으나, 쿠팡의 경우 가장 먼저 보이는 제품이 제휴업체사의 차 제품으로, 식품설명에 '생수'가 아닌 '액상차'로 기재되어 있음을 상세설명 이미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쿠팡 PC 버전에서는 이미지 상단 왼쪽 빨간 숫자 마크를 통해 생수 카테고리의 랭크 순위라도 알 수 있지만, 모바일(어플) 버전에서는 숫자 마크도 따로 없어 차 제품이 해당 카테고리의 1위 제품인 줄 착각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더불어 차 제품에 이어 제휴업체사의 다이어트 제품을 확인하는 순간 기자는 한 명의 소비자로서 이러한 검색 결과가 나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합리적인 추천으로 다가오기보다 넓게 친 마케팅 그물처럼 보였고 전에 당당치킨 취재 기사에서 설명했던 '다크 넛지 효과'의 전형적인 사례로 설명해도 무방해보였다. 옆구리를 슬쩍 찌르듯 강요에 의하지 않고 유연하게 개입함으로써 선택을 유도하는 방법이 '넛지'라면, 기업이 이익을 취하기 위해 넛지 효과를 악용할 때 쓰는 소비자의 비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하는 행태가 '다크 넛지'이다.

또한, 네이버는 PC와 모바일 검색 결과가 조금씩 달랐는데 동일한 플랫폼이지만 검색 환경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건 어떤 알고리즘에 의해 발생하는 차이인지도 의문이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쿠팡의 경우 국내 온라인 플랫폼 중 검색 알고리즘 개발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며, 알고리즘을 공개하는 건 각 기업의 영업 기밀을 유출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무척 궁금하지만, 기업의 영업 기밀이기에 시원하게 알 길은 없는 것일까. (2편에서 계속)

저작권자 © 시사프라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