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쿠팡 로고 [출처=네이버 이미지]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기자는 평소 장보기 전 구매 목록을 작성한 후 쇼핑하는 타입이라 알 수 없는 알고리즘에 의한 광고성 제품 소개에 지갑을 여는 경우가 드물지만, 눈에 보이니 "저건 뭐지" 라는 궁금증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1편에서 설명했듯 네이버·쿠팡 각 사의 생수 검색 결과에 첫 번째로 제휴업체사의 제품이 노출됐다. 쿠팡의 경우 노출된 업체에 직접 전화와 메일을 넣어 현 상황에 관련하여 몇 가지 질문했지만 답변은 받지 못했다.

 

각 사별 제휴업체사의 상품 광고 설명(위 네이버, 아래 쿠팡). (사진=고문진 기자)

제휴업체사 제품에 붙은 '광고i' 혹은 'ADi' 표시를 누르면 위 사진과 같은 안내 문구가 뜬다. 미세한 바탕색의 차이 혹은 조그맣게 적어둔 '광고i, ADi' 표시로 상위에 노출된 검색 결과는 랭킹 순서가 아니고 '광고 제품 아래에서부터' 랭킹 순서로 봐야 한다는 관련 업계 종사자의 설명이 있었다. 이마저도 PC냐 모바일이냐에 따라 변수가 있으니 소비자의 알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물건 구매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매의 눈으로 이런 미세한 표기까지 체크해야 한다.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효율성' 면이 떨어지는 순간이다.

 

각 사의 멤버십 혜택 안내(왼쪽 네이버, 오른쪽 쿠팡).  (사진=고문진 기자)

네이버 월 회비 4,900원, 쿠팡 월 회비 4,990원. 한 달에 만 원 남짓한 금액으로 배송비부터 상품 할인까지 넘치는 혜택을 받는 듯 설명하지만, 내가 낸 월 회비에 연관성 떨어지는 제휴업체 상품의 광고료가 포함된 것이라는 설명은 어디에도 없다. 사실 멤버십 이용자가 아니더라도 각 사의 검색창에 구매하고 싶은 물건을 검색하면 역시나 상위에 랭크된 건 광고 상품이다. 이런 면에서는 멤버십 이용자와 일반 이용자 간의 차등 혜택 없는 공정함을 엿볼 수 있겠으나, 그렇다면 더욱이 멤버십 이용자에게 광고 상품을 제외하고 원하는 검색 결과만을 볼 수 있도록 혜택을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각종 무료 어플 이용 시 중간 광고를 기다려야 하지만 유료로 전환할 경우 광고를 스킵할 수 있는 혜택을 받는 것과 같이 말이다.

취재 초반에는 각 사의 랭킹순을 보며 광고 제품이 먼저 노출됨을 안내하는 문구를 보지 못하고 연관성 떨어지는 차 제품이 노출되는 건 어떤 알고리즘에 의한 결과인가 궁금했고, 광고 제품 노출에 대한 안내를 본 후엔 생수 중에서도 광고 제품이 있을 텐데 하필이면 차에 이어 다이어트 제품까지 나오는 이유는 뭔가 싶었다. 원치 않는 광고 제품 노출만으로도 소비자의 입장에서 불만이 나오는데 하필이면 관심 영역 밖의 제품이라니.

sns 이용 시 내가 즐겨보는 장르의 영상이나 게시글이 주변 지인의 sns에도 노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듯 sns의 알고리즘에 의해 서로의 개인적인 영역이 공유될 수 있는 것처럼 온라인 플랫폼 역시 모든 알고리즘의 무한한 개방성을 등에 업고 이용자의 검색 의도와는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제품을 노출하거나, 그마저도 검색 환경(PC 혹은 모바일)에 의해 같은 사이트이지만 또 다른 결과물을 안내하는 등 소비자의 이익보다 플랫폼 기업의 수익 창출에 우선하는 듯한 운영 방식에 허탈감이 든다.

업계 기밀이기에 밝힐 수 없는 알고리즘의 실체,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받기 어려운 운영 방식. 기자의 일상에서 관찰 가능한 온라인 플랫폼의 국소부위를 취재하며 드러난 문제점은 생각보다 가벼운 영역이 아니었다. "쿠팡 없이 그동안 어떻게 살았을까?" 고객으로부터 이 한마디를 듣는 것이 미션이라는 대한민국 대표 플랫폼 쿠팡. 쿠팡을 포함한 모든 기업이 "해당 플랫폼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고객의 진심 어린 고백을 듣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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