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나중결제 광고 (사진=쿠팡 앱 캡쳐)
쿠팡 나중결제 광고 (사진=쿠팡 앱 캡쳐)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쿠팡의 나중결제 시스템에 큰 균열의 조짐이 보인다. 올해 10월부터 사라진다는 나중결제 할부 제도의 경우 일부 고객들에게는 이미 이용 불가능한 영역이다. 더불어 나중결제 한도액 또한 현저히 줄었다. 회원 유치를 위한 무리수 마케팅에 마침표를 찍는 것일까.

쿠팡 와우멤버십(유료회원제) 가입자 김자인(여, 41)씨는 거의 모든 생필품을 쿠팡에서 구매하고 한 달에 100만 원은 거뜬히 쓰는 쿠팡 애용자다. 초등학생 자녀의 준비물부터 남편의 아침까지, 세 가족의 생활 전반에 필요한 모든 것을 거의 쿠팡에서 구매하는 김씨는 얼마 전 나중결제 한도액이 0원으로 바뀐 것을 보고 놀랐다. 원래 김씨의 한도액은 100만 원이었다.

쿠팡 채팅상담을 통해 나중결제 관련해서 질문한 내역 (사진=고문진 기자)
쿠팡 채팅상담을 통해 나중결제 관련해서 질문한 내역 (사진=고문진 기자)

이에 김씨는 쿠팡 어플에서 채팅 상담을 통해 현 상황에 대해 질문했다. 김씨의 경우 할부 제도가 사라진 것에 대해서도 따로 안내받지 못한 상황에서 나중결제 한도액까지 줄어드니 당황스러웠다. 상담원이 안내한 남은 할부 결제 건에 대해 선결제를 하자 복구된 한도액은 5만 원이었다. 100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축소의 폭이 상당하다.

쿠팡 나중결제 시스템은 현재 베타 서비스로 진행되기 때문에 쿠팡의 이런 움직임은 다각도에서 시스템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는 현 상황을 적극 반영한 점검으로 보이기는 하나, 문제는 나중결제 광고 시 '베타 서비스로 운영되며, 정식 서비스 전이기에 변수가 생길 수 있음'에 대해 이용객이 인지할 수 있도록 충분히 안내하지 않은 점으로 볼 수 있다.

'선 구매 후 지불'이라는 혁신적인 시스템 도입으로 회원 유치에 성공했지만, 이용객의 입장에서 위와 같은 불친절함은 '선 유치 후 통보'로 다가온다. 아무리 베타 서비스라지만, 월 이용금액별 나중결제 한도액에 대한 메뉴얼도 없다. 정확히는 메뉴얼이 있지만, '대외비 항목'이기에 이용객에게는 안내가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쿠팡은 나중결제 시스템을 통해 회원 유치에 대성공을 거뒀다. 2020년 기준 멤버십 가입자 수 470만 명에 비해 나중결제 시스템 도입 후 2021년 말 기준 와우멤버십 가입자 수는 900만 명으로 재작년 대비 두 배가량 늘어났다.

일단 지르고 보는 공격적 마케팅으로 이용자 수를 늘리고, 수반되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고객센터 상담원을 통해 죄송하다는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하며 넘어가는 쿠팡의 겉핥기식 대응에 실망하는 이용객의 목소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무리한 서비스 강화로 잡아둔 이용객의 만족도가 얼마나 견고할 거로 생각하는가. 뿌린 대로 거두는 것, 상대방을 진심으로 대했을 때 돌아오는 결과에도 진심이 담기는 것이다.

쿠팡파이낸셜 출범으로 금융업까지 영역을 확장한 쿠팡. 반면 항간에는 아픈 손가락 쿠팡이츠의 매각설도 돌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적자는 줄이고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과도한 몸집 불리기에 안팎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기업 확장의 속도가 다소 늦춰질지라도 내실을 견고히 다지려는 보다 신뢰성 있는 운영 방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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