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노조 총파업으로 퇴계로·사직로·원효로 일대에 극심한 차량정체 예상
총파업 하루 앞둔 금융노조, 우리·농협 노조 간부만 일부참여···정상영업 약속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부산 이전 반대 시위에 ‘정부의 뜻 따라야’ 굳건

[시사프라임/이은지 기자] 지난 8월 대대적인 공시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은행들이, 9월에는 직원들과의 마찰로 소란하다. 앞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오는 16일 오전 10시에 광화문 사거리부터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삼각지까지 총파업 행진을 예고했다.

금융노조와 금융산업협의회는 지난 1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며 “서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데 주요 쟁점 중 하나인 임금 인상률에서 금융노조 측은 물가상승률만큼인 5.2%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1.4%를 제시했다”고 밝히며 양측의 갈등은 더 깊어졌다.

서울 거주 이 씨는 시사프라임과의 인터뷰에서 “은행 직원들이 은행사에 어떤 걸 요구하든지 수직관계 이익엔 사실 관심 없다. 안 좋게 보려고 하면 그렇게 보이는 게 시위고, 나랑 상관없으니 안 본 척 넘어갈 수 있는 것도 시위”라며 “은행사가 어떤 불의를 행했는지 밝혀내거나 또 그것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싶지만, 그들도 관심을 받아야 하니 매번 출근길 도심 한복판에서 시위한다. 늘 피해는 국민이 보는 것 같다. 불편함의 감정에서 무엇이 좋게 보이겠느냐. 은행vs노조가 아닌 은행이라는 하나의 타이틀 안에서 불편함을 주는 존재라고 인식될 뿐”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4대 은행 고객 오 씨는 “내부의 소란을 밖으로 낼 때는 그래도 국민들이 수긍할만한 것들이 있어야 한다. 은행 경영진이 고액을 챙겼으면 그 문제에 대한 것을 척결해야 하는 것이다”라며 “연봉 1억이 넘는데 물가 상승에 맞춰 임금을 인상해달라는 것은 그들만의 리그로 느껴진다. 진짜 물가 등살을 맞는 국민들은 대출 이자에 허덕이고 있다. 은행이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한다”고 씁쓸해했다.

2022.09.15. 금융노조 총파업을 하루 앞둔 노조측의 주요 요구사항. [그래픽=이은지 기자]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직원 평균 연봉은 1억 550만 원이었다(임원 제외, 직원들의 세전 연간급여 기준). 직원 1인의 평균 연봉은 2020년 기준으로 9,800만원, 2021년 기준으로는 1억 550만 원으로 매년 늘어나는 것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은 이 금융노조의 파업을 두고 소위 ‘귀족 노조의 파업’이라며 비판이 나왔다.

노조의 총파업이 국민의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는 인식이 늘면서 노조 조합원들의 참가율도 저조하다. 노조 측은 NH농협과 우리은행이 불참한다는 것은 명백한 오보라고 했지만 사실상 각 은행은 불참한다고 결정을 내렸다. 지점들의 정상 영업 행보에 국민들의 불편함은 덜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직원은 “우리도 국민이다. 우리는 그동안 마스크를 쓰며 숨 가쁘게 고객 상담했다”며 “2021년 은행이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묵묵히 일한 금융 노동자들에게 그 몫이 돌아가고 있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도 ‘귀족노조’ 논란에 관련해 “언론에서 얘기하는 바와 같이 당장, 모든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임금 삭감 없는 전면적 노동시간 단축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 대표에게도 이 같은 진의를 전달했다”고 오해를 풀어 달라 요청한 바 있다.

산업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연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모습 [사진=산업은행 제공]

6년 전과 같이 은행 내부에 대한 비난의 여론이 쏟아지는 가운데, 등장한 KDB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 금지요청도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을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이 100일째 이어졌다.

지난 14일, 강석훈 KDB산업은행(산은) 회장이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 관련해 “'국정과제'로 선정된 만큼, 이를 잘 수행하는 것이 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논란이 더해졌다. 강 회장은 부산 이전에 대해 “올 1월 대선에서 공약으로 나온 것이다.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언급했고, 국회 예결위 현안 질의에서 국무총리와 부총리가 확약한 사안이다”라며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정부가 결정한 사안인데 현실적으로 거부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은행 직원 유 씨는 “갑자기 거주지를 부산으로 옮겨야 한다. 대통령 한마디로 내부와 어떤 소통도 없이 결정하고 100일째 끌고 있다”라며 “산업은행이 부·울·경 지역을 부흥시키라는 역할을 받았다고 하는데 대우조선 재매각 등 기업 구조조정이라는 산은의 주요 역할 수행 성과도 아직이다”고 지적했다.

조윤승 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산업은행처럼 큰 국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결론을 미리 정해두고 최소한의 노사 협의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공적 논의도 없이 대통령 말 한마디로 국가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정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리’라는 이름으로 노조와 사측 간의 경쟁 형태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그들의 입장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서울 거주 이 씨는 “은행들의 21년 성과급은 금리인상으로 인한 서민들의 피눈물이었다. 그것으로 성과급 잔치를 연 것도 알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임원과 직원이 서로 서로의 미끼를 잡아서 분쟁하는 것도 잘 안다”며 “우리가 대출이자에 허덕일 때 은행 임직원들은 무엇을 했나. 저금리로 혜택을 보며 나 몰라라 했다.”며 무너지는 신뢰 가운데 ‘은행이 역시, 은행이 또’라는 타이틀을 언급했다.

경찰에 따르면 16일에 있어질 금융노조 총파업은 오전 시간대부터 세종대로를 중심으로 집회 무대가 설치된다. 경찰 관계자는 “16일 퇴계로·사직로·원효로 일대에 극심한 차량정체가 예상되니 차량을 우회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차량 운행 시 정체 구간 우회와 교통경찰의 수신호 통제에 잘 따라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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