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측, 총파업 참여 적극 독려에 지방은행의 '상경 투쟁'
금융노조 측, ‘귀족노조’ 여론 오해 풀어달라
[시사프라임/이은지 기자] 16일, 6년 만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가 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광장부터 시청역까지 이어진 집회는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을 중심으로 약 2만 명(금융노조 추산)이 모여 그 열기를 더했다.
1부에서 기업은행 노조 위원장은 “여론이 우리를 귀족노조라고 부르고 있는데 우리는 귀족 노동자가 아니다. 야근 근무하는 우리도 국민이다. 우리는 싸울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바통을 이어 받은 국민은행 박홍배 노조 위원장은 “여론의 신랄한 비판과 지적에도 우리가 나온 이유는 정당한 요구를 하기 위해서다”라며 앞서 ‘귀족노조’라는 명칭에 억울함을 표했다.
금리와 물가 상승으로 어려운 서민 경제에 평균 연봉 1억 원에 달하는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노동 대가에 대한 금융 직원들의 임금인상 요구가 그 이유다.
시중은행 집회 참여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여론의 우려와 달리, 시중은행 노조가 외면한 자리에는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그 자리를 메꿨다.
특히 이날 집회에서 본점의 부산 이전을 반대하는 산업은행 직원들의 투쟁 의지는 강했다.
◆2부, 산업은행 부산 이전 규탄
1부에서 말미를 담당하고 있던 산업은행 직원들은, 2부 가두행진에서 선두로 용산 대통령실 인근인 삼각지역까지 행진한 후 마무리 집회를 열었다.
대구은행 직원은 <시사프라임>과 인터뷰에서 “새벽부터 버스로 상경했다. 버스 대절과 파업에 참여해도 인사 불이익이 없도록 인사시스템을 총파업으로 등록해줬다”며 “적극 참여 권유를 받아 뜻을 함께한다”고 투쟁 의지를 다졌다.
2부에서 산업은행 조윤승 위원장은 “모두 안녕하신가. 나는 안녕하지 않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어제 SBS 보도를 보고 정말 참담한 심정으로 섰다. 10년 전 산업은행 민영화라는 오보를 통해 대한민국 여론의 분위기를 흩트리고 있다”며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시켜서 우량자산 매각하고 자산을 부실하게 해서 외국에 팔아넘길 것이 뻔히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매국행위를 두고 볼 수가 없다. 특히, 이런 행위를 막아내야 할 금융부와 기자부가 자신의 본분을 잊고 앞장서서 동조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을 이 자리에서 선언하고 다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노조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책임을 통감하라. 사측의 선제공격을 감수하면서 우리는 금융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보호를 위해 총력 투쟁할 것이다”라며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임금삭감으로 몰아가는 방안에 맞서야 한다. 특히 내일부터 시작될 추가적인 산별교섭에서 더 많은 동지가 모일 것이다”라며 결의문을 낭독했다.
박 위원장은 ▲정당한 노동 대가 요구 ▲점포 폐쇄 중단 ▲적정인력 유지 ▲임금피크제 폐지 ▲노동시간 단축 ▲해고 사유 제한 ▲공공기관 혁신안 폐기 ▲국책은행 지방 이전 폐지 등을 요구했다.
◆총파업에 시민, 교통 불편 감내…시중은행 업무는 정상 운영
금융노조 총파업으로 인해 시민들은 교통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시중은행 업무는 이날 다행히 정상적으로 운영돼 업무 차질은 빚어지지 않았다.
10시부터 13시까지 진행된 금융노조의 총파업에 시중은행 이용고객 한 씨는 “귀도 시끄럽고 교통 불편을 겪는 것은 힘들다. 그러나 경찰들이 교통정리를 해줘서 도보에 큰 불편은 없었고 은행 업무가 불편 없이 진행된 점은 좋다”고 말했다.
시민 김 씨는 “도로부터 길가까지... 다니기가 너무 불편하다. 시민들의 귀를 열고 싶으면 마음부터 열어라”라는 다소 싸늘한 시민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15일부터 안심전환대출이 시행됨에 따라 사전에 본점 인력을 활용해 영업점에 추가 인력을 보강했다. 이에 영업점마다 전담 데스크를 설치하고 비대면 채널을 활용하는 등 업무 차질을 최소화한 것이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총파업은 13시 15분경 해산됐고 이후 교통은 다시 정상화됐다.
금융노조측의 불평등 완화를 위한 교섭 요청을 금융부가 받아들일 것인지 6년 만에 다시 돌입한 총파업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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