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한 PF 우발채무에 롯데그룹 계열사 총 동원 위기설 해소에 집중
"은행권 차입 원할히 진행되면 우발채무로 인한 유동성 우려 해소 될 듯"

롯데건설 사옥.  [사진=시사프라임DB]
롯데건설 사옥. [사진=시사프라임DB]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최근 래고랜드발 단기자금 경색으로 롯데건설 위기설이 롯데그룹을 강타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한 달간 그룹 계열사로부터 약 1조4000억원을 긴급 조달했다. 이 가운데 롯데케미칼로부터 약 8000억원을 조달하면서 급한 불을 껐지만 내년 1월 갚아야 해 유동성 위기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롯데케미칼 역시 롯데건설 자급 투입으로 유동성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롯데는 위기 상황이 수습 국면이라는 입장이지만 부동산 경치 침체가 장기화 되고 있어 롯데건설 유동성 위기가 사라지지 않는 한 그룹 전반에 미치는 위기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뷰동산 PF 연말까지 3조1000억원 내년…1분기엔 1조8600억원 

24일 롯데그룹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최근 한 달간 그룹 계열사로부터 빌린 돈은 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를 막기 위해 그룹 계열사로부터 긴급 수혈에 나섰다,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10월 21일 기준 롯데건설의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 PF 우발채무는 1조3970억원, 다음달 3472억원을 포함해 연말까지 1조7442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내년 1분기에는 무려 1조8696억원의 만기 도래가 집중돼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우발 채무 규모는 6조7491억원이다. 업계 및 신용평가사는 내년 1분기까지 우발채무의 절반이 집중돼 있어 이를 해소한다면 우려를 지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롯데건설은 그룹 계열사로부터 긴급수혈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9월말 별도기준 자체 차입금 가운데 단기차입금 8000억원은 대부분차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올해 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차입금은 3000억원으로 규모가 크지 않다.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김상수 수석애널리스트는 “유상증자 및 단기 차입 이외에 현재 추진 중인 은행권 차입이 원활하게 마무리되고 당초 일정에 따라 현재 예정사업장의 착공 및 분양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PF 우발채무로 인한 유동성 우려는 상당 수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소방수 나선 롯데케미칼 재무부담 가중 

롯데건설이 그룹 계열사로부터 긴급수혈에 나서면서 롯데케미칼의 재무건전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4분기 석유화학제품 가격의 하향안정화 등 소폭 실적 개선이 전망되지만 올해 연간 적자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 소방수 역할을 자처하며 대여금 8000억원(롯데정밀화학 포함). 유상증자 876억원 등 총 8876억원을 긴급 투입했다.

일진머티얼즈 지분 인수에 투입할 금액이 롯데건설 유동성 위기로 긴급하게 투입하면서 총 1조1천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5천억원은 운영자금으로, 6천50억원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대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약 2조7000억원의 인수 비용에 롯데케미칼은 일단 1조원 가량은 내부에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1조원 가량이 더 필요한 상태다. 

롯데케미칼의 올해 총 영업현금흐름은 지난해에 비해 악화됐다. 지난해 총 영업현금흐름은 2조 3374억원에 달했지만 올해 3분기 기준 5362억원에 불과하다. 총 차입금 규모는 5조8019억원, 순 차입금은 1조4022억원이다. 이로 인해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48%에서 53%로 증가했다.

순차입금/EBITA는 약 3.5배를 기록했다. 연말에는 롯데건설 자금 지원으로 5배 수준으로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 조원무 실장은 “확대된 재무 부담과 약화된 현금창출력을 감안할 때, 차입부담을 충분히 경감시키기에는 미진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금창출력 개선은 소폭에 그치면서 차입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여 재무안전성을 현 수준으로 방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롯데그룹, 위기설 일축 재무부담 충분히 해소 가능

일각에선 롯데케미칼의 재무부담은 롯데지주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지주는 코리아세븐 유상증자에 3984억원, 롯데헬스케어 설립에 700억원, 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 출자금에 104억원, 유상증자에 참여 1924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롯데케미칼의 일진머리티얼즈 인수로 자금 압박을 받고 있어 롯데지주의 롯데케미칼에 대한 재무적 지원 가능성이 열려있다. 롯데케미칼은 금융기관 차입으로 이를 해소한다는 계획이지만 뜻대로 안될 경우 지주가 나설 수 있다.

일단 롯데그룹은 이같은 부정적 전망을 일축하는 모습이다. 현금성 자산이 총 15조원인 만큼 롯데건설의 우발채무나 롯데케미칼의 재무 부담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추가 자금 투입 계획이 없다고 밝히며 롯데건설 유동성 위기가 해소됐다고 보고 있다.

김연섭 롯데케미칼 ESG경영본부장은 21일 유상증자 컨퍼런스콜에서 “롯데건설 위험이 상당한 수준으로 해소됐다고 판단한다”며 “긴급한 상황은 지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건설 자금난이 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기로 확산될 조짐이 보이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사재 11억7000만원을 투입해 롯데건설 불끄기에 나섰다. 책임경영 의지를 보이며 직접 롯데건설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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