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원화대출 부문별 추이.  [그래픽=박시나 기자]
국내은행 원화대출 부문별 추이. [그래픽=박시나 기자]

[시사프라임 / 박시나 기자] #지난해 3월 K은행에서 1년 만기 변동금리로 5000만원의 신용대출을 빌린 김용운씨(남·50세). 김씨는 금리 상승의 부담을 고스란히 지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가 약 1.5배가량 상승하면서 이자 부담도 그만큼 불어났다. 이로 인해 가족 생활비 부족으로 두 차례 연체를 할 수밖에 없었다. 금리인하요구권을 발동해 금리를 약간 낮추긴 했지만 연체를 막진 못했다. 여기에 주택담보채출까지 채무부담 가중에 시달리고 있다. 

가계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국내 은행들이 대출 건전성 관리에 나설지 주목된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 신용대출, 중소법인 및 개인사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며 11월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을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자금공급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적으로 유도하는 한편, 건전성 관리가 미흡한 은행을 중심으로 충분한 충담금을 적립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19일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은행들의 대출 건전성 관리에 균열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이날 국민은행은 ‘가계부채 연착륙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가계대출 연체 시 적용되는 연체 이자율을 1%포인트 감면한다. 연체 이자율을 낮춰 차주의 이자부담 완화 및 대출 정상화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국민은행은 전산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는 2월 중에 이를 시행할 방침이다. 다음달 10일부터 신용평가사 5등급 이하 차주의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를 대출 기간과 상관없이 전액 면제한다.

KB국민은행에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달 1일부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고객을 대상으로 잔액 1억원 이상 원금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 중 대출 기준금리가 21년 12월말 대비 0.5%p 이상 상승한 계좌 보유 고객에 한해 1년간 이자를 유예해주는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금융권이 이처럼 연체 이자 감면에 나선 이유는 가계 신용대출, 자영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날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 원화대출 부문별 연체율(1개월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27%로 전월말(0.24%) 대비 0.02%p 상승했다. 전년 동월말(0.25%) 대비로는 0.01%p 상승했다. 2022년 6월 말 0.20%포인트로 내려간 이후 우상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원화대출 연체율 추이는 전반적으로 역대 최저 수준에서 안정적인 모습이다. 다만, 지난해 6월 이후 오름세를 타고 있어 은행들이 관리에 들어간 모습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가계 시용대출, 중소법인 및 자영업자 연체율이 평균 원화대출 추이보다 높게 나타났다.

먼저 가계 신용대출 연체율은 상승세가 가파르다. 연체율은 0.49%로 전년 동월 말 대비 0.13%포인트 급등했다. 연체율 상승은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자산가격 하락 등으로 가계채무부담이 확대되고 있는데 기인한다.

11월 가계대출 중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연 7.85%로 중·저신용차주 비중이 확대되면서 한 달 새 0.63%포인트 뛰었다.

자영업을 비롯한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0.26%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말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은 “아직까지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되나,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에 따른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에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며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에도 은행이 건전성을 유지해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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