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지주 가계대출 2.6% 감소 기업대출 10.6% 증가
대출 부실 우려에 대손충당금 쌓기
올해 경기 침체로 기업 실적 악화에 더 늘 듯

23. 02. 13.  4대 금융지주 연간 대출 규모 및 대손충당금 규모.  [그래픽=박시나 기자]
23. 02. 13. 4대 금융지주 연간 대출 규모 및 대손충당금 규모. [그래픽=박시나 기자]

[시사프라임 / 박시나 기자] 지난해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가 가계대출은 줄어든 대신 대기업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을 늘리면서 기업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출 부실을 대비해 쌓아둔 대손충당금 역시 역대급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가계대출은 총 559조6409억원으로 전년(574조8394억원) 대비 2.6% 감소했다.

4대 지주의 가계대출은 다 감소한 가운데 신한금융그룹 가계대출은 130조6269억원으로 전년(135조5994억원) 대비 3.7% 감소하며 4대 지주 가운데 가장 감소폭이 컸다. 신용,예금담보,전세자금대출 등 일반대출만 70조4705억원으로 전년(76조7060억원) 대비 8.1% 감소하며 가계대출을 끌어 내렸다.

우리금융그룹 (133조8700억원, 3.6% 감소), kb금융지주 (166조원, 2.4% 감소), 하나금융지주 (129조1440억원, 0.9% 감소)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코픽스 상승으로 대출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 로 주택담보대출 감소, 대출 규제 등이 맞물리며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반면 기업대출은 오히려 늘었다. 기업대출은 대기업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4대 지주의 기업대출은 616조2470억원으로 전년(557조2840억원) 대비 10.6% 증가했다. 이 가운데 대기업 대출은 110조3860억원으로 전년(92조9849억원) 대비 18.7% 늘었다. 특히 하나금융은 대기업 대출 증가폭이 가장 컸다. 하나금융의 대기업 대출(19조6490억원) 증가는 37.6% 큰 폭으로 상승했다.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은행 창구로 발길을 돌려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A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사프라임>과 통화에서 “올해 각종 규제 완화에도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 될 것이란 전망에다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어서 가계대출 증가가 이어질지는 당분간 쉽지 않다”며 “기업대출은 올해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회사채 발행 보다는 은행 차입 규모를 더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앞서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천53조4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4조6천억원 줄었다.

기업 대출 규모가 늘면서 이에 따른 대출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미리 대출 부실 우려를 막기 위해 4대 지주는 역대급으로 여겨질 만큼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4대 지주의 대손충당금 규모는 지난해 총 7조7480억원으로 2021년 5조9932억원보다 29% 늘었다.

특히, KB금융의 대손충당금 증가폭이 눈에 띈다. KB금융그룹은 58.5% 늘어난 1조7783억원을 각각 대손충당금으로 쌓았다. 이어 신한금융그룹(1조3057억원, 31% 증가), 우리금융그룹(2조조3170억원, 21.8%증가), 하나금융그룹(2조3670억원, 20% 증가) 순으로 뒤를 이었다.

대손충당금은 미회수된 매출 채권 중 회수가 불가능한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하기 위해 설정한 금액으로, 결산 시 손실로 계산되기 때문에 은행 재무건전성을 규정짓는 잣대로 여겨진다.

올해 경기 침체로 인한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고 있어 대손충당금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우리금융컨퍼런스콜에서 정석영 우리금융 리스크관리책임자(CRO)는 “올해는 더 늘어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지난해의 기준금리 상승 여파가 개인대출과 소호대출, 중소기업 대출에서 상당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 경기 하락으로 인한 기업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고 있어 대손비용률은 0.35%까지 높아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프라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