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 많은 대형 쇼핑몰․문 닫은 주변 상가
“중국인 단체 관광객 들어와야” 한목소리
상가 상인․지자체가 함께 상생 모색해야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을 거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부 활동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 기간 무너진 상권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국 관광객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회복까진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수요가 썰물처럼 빠져 직격탄을 맞은 국내 유명 상권은 버티기 중이다. 본지는 유명 상권을 중심으로 현 상황, 상권 내 소상공인의 목소리, 상권 회복에 대한 대책은 없는지 등을 담아봤다. [편집자 주]

 

지난 6일 찾은 동대문 대형 쇼핑몰과 인근 상점들은 대체로 한산했다. 최근 입국 규제 및 방역 지침이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백나은 기자]
지난 6일 찾은 동대문 대형 쇼핑몰과 인근 상점들은 대체로 한산했다. 최근 입국 규제 및 방역 지침이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백나은 기자]

[시사프라임 / 백나은 기자] 동대문 패션타운 관광특구라는 이름이 무색해졌다. 국내 패션 중심지로 그 입지를 굳혔던 동대문 쇼핑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코로나19 앤데믹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유입으로 상권 회복을 기대해보지만 여전히 기대 이하다. 이에 지난 동대문 쇼핑몰 상권 기획에 이어 이번에는 동대문 쇼핑몰 주변 상권과 상인들의 이야기를 담아봤다.

동대문 대형 쇼핑몰 주변 골목 상인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음식점을 운영 중인 한 사장님은 장사가 잘 돼서 문을 여는 것은 아니라며, 힘들어도 이제는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야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사진=박시나 기자]
동대문 대형 쇼핑몰 주변 골목 상인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음식점을 운영 중인 한 사장님은 장사가 잘 돼서 문을 여는 것은 아니라며, 힘들어도 이제는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야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사진=박시나 기자]

“중국인들이 많이 들어와야 그나마 장사가 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고 방한 관광객이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 이전만큼 될지는 미지수다.”

대형 쇼핑몰 뒤쪽에 위치한 먹자골목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A 사장님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체념 같은 것이 묻어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많은 언론, 취재진들이 오고 가며 근황과 대책, 혹은 현 정권이나 정부에 바라는 것이 있는지 묻고 갔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의 변수로 인해 상권이 많이 죽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언론마다 제 입맛에 맞는 대로 각색하며, 정작 해야 할 말은 하지 않는 것을 수없이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가게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A 사장님은 “지금 이 주변에 내놓은 가게가 많지만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다. 가게 문을 열어 놓은 곳도 장사가 잘 돼서 연 것이 아니다. 상황은 어렵지만, 어쩌겠는가.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야지 별 수 있겠느냐”며 “경기가 어렵다보니 내수는 더 잘 안 되고 소비도 어렵다. 중화권에서 관광객들이 많이 들어와야 상권도 다시 활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대문 대형 쇼핑몰 인근 한 음식점은 코로나19 이전에는 24시간 영업했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됐지만 지금은 점심시간만 반짝 장사가 되는 정도라고 말했다. 규제가 완화된 만큼 이제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사진=박시나 기자]
동대문 대형 쇼핑몰 인근 한 음식점은 코로나19 이전에는 24시간 영업했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됐지만 지금은 점심시간만 반짝 장사가 되는 정도라고 말했다. 규제가 완화된 만큼 이제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사진=박시나 기자]

“코로나19가 한창일 때에 비해 관광객이 늘었다고 해도 여전히 어렵다. 지금 대만, 홍콩 등지에서 조금씩 오는데 중국인 관광객들은 사실 많지 않다. 예전에는 24시간 가게를 열었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지만 지금은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저녁 9시면 닫는다. 저녁에는 손님이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

근처 음식점 역시 돌아오는 대답은 비슷했다. 코로나19 전에는 24시간 문을 열 정도로 장사가 잘 되던 곳이었지만, 관광객들이 줄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식사도 할 겸 들어가 앉아 있으니 손님 대부분이 외국인 관광객이다. 틈틈이 중국어로 대화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점심시간에 반짝 장사가 될 뿐, 예전처럼 회복하려면 중국인 관광객이 단체로 들어와야 한다는 것 역시 주변 상인들이 한결 같은 목소리다.

동대문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 그중에서도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밀리오레와 두산타워 등을 중심으로 한 동대문 상권은 내국인들도 많이 찾는 패션의 중심지였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찾는 주체들이 달라진 탓도 있지만 최근 들어 계속해서 오르는 소비자물가 또한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비록 물가상승률이 3개월 연속 떨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미 오를 대로 오는 소비자물가는 경제활동을 주춤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더욱이 외식 물가 등 먹거리에 대한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미 상권이 많이 죽은 동대문 쇼핑몰 주변 먹거리 상권 또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날부터 내린 비로 제법 쌀쌀한 기운이 맴돌았던 지난 6일 찾은 동대문 쇼핑몰과 그 주변상권은 궂은 날씨 탓인지 더욱 휑하게 느껴졌다.

굿모닝시티 내 입점해 있는 사장님들의 목소리 역시 주변 상가와 비슷했다. 공실이 많다 보니 분위기상 쇼핑몰에 들어왔다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사진=박시나 기자]
굿모닝시티 내 입점해 있는 사장님들의 목소리 역시 주변 상가와 비슷했다. 공실이 많다 보니 분위기상 쇼핑몰에 들어왔다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사진=박시나 기자]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탓에 간단하게 목에 두를 머플러 한 장을 사기 위해 들어간 대형 쇼핑몰 내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미 오래전부터 공실 상태로 있는 상가들도 많지만, 운영되고 있는 상가에도 손님은 뜸했다.

굿모닝시티 내 입점해 있는 사장님들의 목소리 역시 주변 상가와 비슷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규제가 완화된 지금도 상황은 나아진 게 없다는 한숨 섞인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아무래도 공실이 많다 보니 쇼핑몰 분위기 탓에 마음껏 둘러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도 적지 않다. 단골손님이 있으면 그나마 다행인 실정이다. 굿모닝시티만 해도 공실률이 90%에 달한다. 주변 대형 쇼핑몰의 사정 역시 대동소이하다.

비가 내리는 날씨 탓인지 평소보다 더욱 휑하게 느껴졌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평일에도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던 곳이다. [사진=백나은 기자]
비가 내리는 날씨 탓인지 평소보다 더욱 휑하게 느껴졌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평일에도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던 곳이다. [사진=백나은 기자]
지난 6일 찾은 동대문 대형 쇼핑몰 인근에서 마주친 관광객들도 그 수가 많지 않았다. [사진=백나은 기자]
지난 6일 찾은 동대문 대형 쇼핑몰 인근에서 마주친 관광객들도 그 수가 많지 않았다. [사진=백나은 기자]

동대문 관광안내소 안에서 두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직원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안내소에 물으니 최근 들어 관광객이 조금 늘어난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안내소를 나오며 주변을 둘러보니 거리에 들어선 상점에서 우산을 사거나, 붕어빵을 사먹는 몇 안 되는 손님들 역시 관광객들로 보였다. 이날 취재 중에 만난 단체 관광객들도 코로나19 이전에 비하면 그 수가 많지는 않았다.

서울시는 지난 2월, 입국 규제․방역 지침 완화 및 행사 재개 등으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방문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일대 상권도 활성화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경기는 어렵고 주변 상권은 울상이다. 동대문 상권이 다시 회복하고 동대문 패션타운 관광특구라는 이름에 걸맞은 특수를 다시금 누리기 위해서는 주변 상인들뿐 아니라 지자체의 협력도 절실하다. 외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내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상인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상권은 소비자와 함께 상생할 때 비로소 균형을 이루며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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