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KB금융지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KB금융지주]

[시사프라임 / 박시나 기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3연임을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지난 6일, 윤종규 회장이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회추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윤종규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이다.

윤종규 회장은 이번 주 회추위원들에게 “그룹의 새로운 미래와 변화를 위해 KB금융그룹의 바톤을 넘길 때가 됐다”며 “KB금융그룹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분이 후임 회장에 선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져온 타 금융지주 회장들의 세대교체 바람에 윤 회장이 용퇴 의사를 밝힌 것이란 분석이다. 

김경호 회추위원장은 “윤회장이 취임 시 꿈꿨던 KB의 모습을 어느정도 이뤘기에, 이젠 그 동안 이사회를 중심으로 구축한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효과적인 경영승계 시스템이 잘 작동함을 시장에 보여줄 시기가 되었다는 의사를 연초부터 이사회에 비쳐왔다”고 말했다.

윤 회장이 용퇴 의사를 밝히기 전까지 4연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존재했다. ‘선임 및 재선임 시 만 70세 미만’이라는 그룹 규칙으로 따지면 4연임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3연임 기간 KB금융을 ‘리딩뱅크’ 자리에 올려놓고, 지배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왔던 점이 높이 평가됐다.

2014년 불거진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변경과 관련해 빚어진 내분사태로 당시 임용록 KB금융회장이 해임 과정에서 이사회 의견 대립 등 극심한 혼란기를 겪었다. 이후 2014년 11월 첫 취임한 윤 회장은 혼란한 KB금융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리더십을 발휘했다.

재임 기간 굵직한 M&A를 이끈것도 성과로 꼽힌다.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2020년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 등의 인수합병을 주도하여 비은행 사업을 강화했다.

반대 해외사업은 신통치 않았다. KB국민은행의 해외계열사인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적자가 이어져오고 있다. 계속되는 대규모 적자에 더 이상의 유상증자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지만 올 상반기 손실만 1200억원을 넘는다.  KB국민은행은 지난 5월 부코핀은행 유상증자에 약 7090억원을 투입했다. 지금까지 투입된 증자규모만 1조4000억을 넘는다.

윤 회장 용퇴로 회추위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회추위는 지난 달 20일, 차기 CEO를 선정하는 경영승계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작성된 롱리스트는 내부 인사 10명, 외부 인사 10명 등 약 20명의 후보로 구성됐다. 내부 후보군에는 후계 프로그램에 따라 양성된 허인·이동철·양종희 3명의 현(現) 부회장, 총괄부문장, 주요 계열사 대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8일 롱리스트를 대상으로 숏리스트(1차) 6명을 확정하고, 29일에는 6명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 및 심사를 거쳐 숏리스트(2차)를 3명으로 압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윤종규 회장이 용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윤종규 회장을 제외한 롱리스트에서 숏리스트가 결정되게 된다.

9월 8일에는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2차 인터뷰를 통한 심층평가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 1인을 확정한다. 이후, 최종 후보자가 관련 법령에서 정한 자격 검증을 통과하게 되면, 회추위와 이사회의 추천절차를 거쳐 11월 20일에 개최되는 주총을 통해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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