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 쿠팡 배너가 정면을 장식한 뉴욕증권거래소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NYSE 제공]
지난 2021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 쿠팡 배너가 정면을 장식한 뉴욕증권거래소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NYSE 제공]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유통업계 양대 강자였던 롯데쇼핑과 이마트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지금은 ‘쿠팡없이는 못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통업계의 지형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의도된 적자’로 외형 확장에 치중했던 쿠팡. 일각에선 매년 수조원의 적자에 언젠가는 쿠팡이 몰락할 것이라는 비관적 분석마저 나왔지만 공격적 경영으로 세간의 시선을 뒤로 하고 턴어라운드에 성공,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3분기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올해 2분기까지 연속 흑자를 내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이마트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쿠팡시대’가 열렸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쿠팡의 저력은 역시 로켓배송을 꼽는다. 로켓배송은 자체 배송인력으로 상품을 직접 배송해 주는 방식으로 당일배송 시스템이다. 쿠팡을 사용하지 않은 사람은 있을지라도 한번 쿠팡 제품을 구매하게 되면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는 ‘락인효과’를 철저하게 비즈니스한 모델을 정착했기 때문이다.

락인효과란 한번이라도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다른 유사한 상품 서비스의 수요 이전이 어렵게 되는 현상이다. 쿠팡은 유로멤버십을 통해 라인효과를 재대로 누리고 있다.

월 4900원만 내는 와우 멤버십은 로켓배송 상품 무료 배송은 물론 신선식품 장보기인 로켓프레시를 이용할 수 있고, 배달 음식 가격을 최대 10% 할인해준다. OTT서비스인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로켓배송, 쿠팡이츠, OTT 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혜택을 강화해 ‘쿠팡 유니버스’를 만들어 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효과를 제대로 누렸던 셈이다.

실제 한 빌라동은 매일 쿠팡 차가 드나들 정도로 쿠팡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 동대문구에 위치한 A빌라에 사는 백모씨(41세)는 기자와 만남에서 “빌라동에 10가구가 살고 있는데 매일 문 앞에 로켓배송 택배는 물론 로켓프레시를 볼 수 있다”며 ”(나도) 일주일에 최소 1번 이상은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월 4900원 내는게 아까울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양한 혜택에 물품을 구입하게 되면 쿠팡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쿠팡 이용 전에는 대형마트나 OO택배사를 이용했는데 당일 배송 문구에 쿠팡을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런 효과 때문인지 쿠팡 와우멤버십 가입자 수는 2020년 600만명에서 지난해 말 1100만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분기에 제품을 한번이라도 구매한 활성화 고객은 올해 2분기 1971만명으로 전년 동기(1788만명) 대비 180만명 늘어나 10% 증가했다. 올해 안으로 2000만명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쿠팡의 충석고객 영향 덕분인지 일인당 고객 매출은 38만9100원으로 전년 대비 5% 늘었다.

9년 연속 조 단위 적자를 냈던 쿠팡은 지난해 1000억원대 적자로 적자폭을 크게 개선하며 올해 흑자전환이 예상됐었는데 흑자 기조가 이어지며 올해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까지 쿠팡은 3302억원 흑자를 달성했다.

쿠팡이 4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달성하면서 시장점유율 확대와 유통시장 잠식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이 나온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전체 유통시장 규모는 약 602조원에 달한다.쿠팡은 전체 유통시장의 4.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김범석 의장은 시장점유율 확대 의지가 강하다.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김 의장은 “쿠팡의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로 우리의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라며 강한 자신가을 드러냈다.

올해 하반기에도 성장 가능성이 예상된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넘기며 커머스 부문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쿠팡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신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며 “올해는 국내에서의 풀필먼트 및 쿠팡이츠 등 신사업 성과가 부각되며 쿠팡의 플랫폼 사업 가치가 부각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후발주자였던 쿠팡이 흑자를 내며 유통시장 강자로 떠오른 사이 신세계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실적 하락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롯데는 주력인 유통에서 온라인 시장에서 흐름을 간파하지 못하고 제때 대응하지 못하면서 추락이 길을 걷고 있다.

롯데쇼핑은 2분기 매출 3.62조원(-7.2% YoY), 영업이익 515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 대비 7.2%, 30.8%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인 814억원을 밑도는 수준을 기록했다. 쿠팡 영업이익의 4분의 1 수준이다. 매출 규모도 2분의 1 수준이다.

~①에 이어 유통격변② 경영권 분쟁 롯데의 잃어버린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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