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본점.  ⓒ롯데쇼핑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쇼핑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유통명가였던 롯데그룹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의 시발점은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본다.

2016년부터 시작된 ‘롯데家’의 경영권 분쟁은 신 회장의 압승으로 일단락됐지만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2016년 매출 73조9761억원을 기록한 롯데그룹은 이후 넘어보지 못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56.4조원을 기록하며 60조원대가 무너졌다.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해 매출 71조7046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기간이라는 특수상황이었지만 롯데그룹의 실적은 6년 간 정체 하향세를 겪고 있는 모습이다.

이커머스 시장과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던 시기 이 기간 경영권 분쟁이 신 회장의 발목을 잡은 게 뼈아팠다.

조직 개편은 물론 롯데를 지배해왔던 순혈주의를 타파 외부수혈에 나서는 등 경직된 롯데그룹의 문화 타파에 나서기도 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보여주지 못했다.

외부에선 롯데가의 경영권 분쟁이 롯데가 유통시장에서 힘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긴 했지만 이미 쿠팡 네이버 등 시장 선점에 나선 기업들로 인해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롯데가 야심차게 준비한 롯데온은 롯데의 ‘아픈 손가락’이다.

2018년 롯데쇼핑은 롯데닷컴을 흡수합병하며 이커머스사업부를 신설하고 그 후 롯데온을 출범시켰지만 초기부터 서비스 잡음으로 고객 확보에 실패하며 초라한 성적표를 마주하고 있다.

지난 2021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외부 해결사로 영입된 이베이코리아 전략사업본부장 출신 나영호 대표 체제에 기대를 걸었지만 마주한 현실은 처참한 수준이다.

롯데온 적자와 함께 백화점, 홈쇼핑 등 계열사 전반에 걸쳐 부진을 거듭하며 롯데쇼핑은 유통명가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 성적표다.

후발주자인 쿠팡과 비교하면 따라가기 힘들 정도의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롯데는 부진의 원인을 경기침체에 따른 불황을 꼽지만 쿠팡이 역대급 실적을 낸 것을 보면 제대로 된 대책과 진단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롯데그룹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롯데그룹

상황이 이럼에도 신 회장은 올해 상반기 그룹 총수 가운데 112억원의 연봉을 받아 ‘연봉 킹’에 올랐다.

유통에서 점차 힘을 잃어가며 유통공룡의 입지도 흔들린 롯데는 그룹의 또 다른 한축인 롯데케미칼까지 부진하며 위기 탈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유통 시장이 어차피 내수시장이다 보니 성장에 한계가 있고, 유통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란 쉽지 않다 보니 롯데그룹은 유통과 화학 중심에서 바이오 모빌리티 등 신사업으로 돌려 미래 먹거리를 찾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바이오·모빌리티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5년간 국내에만 37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롯데바이오로직스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롯데지주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롯데케미칼에도 유상증자로 급한 불을 끄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사는 “올해 롯데케미칼 유상증자,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참여 등 자회사에 대한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이중레버리지비율이 지속해서 상승하는 등 지주회사로서의 구조적 후순위성 강도가 이전 대비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롯데지주의 신용도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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