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가면’ 코너는 우리네 전통시장의 어제와 오늘을 통해 미래를 내다보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전통시장이 갖는 역사와 유래, 고유의 기능 및 현재 전통시장이 겪는 어려움 등을 통해 지역주민과 함께 상생하고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7호선 사가장역에서 가까워 교통이 편리한 사가정시장 [시사프라임=백나은 기자]
7호선 사가장역에서 가까워 교통이 편리한 사가정시장 [시사프라임=백나은 기자]

[시사프라임 / 백나은 기자] 면목동에서 규모가 큰 편에 속하는 재래시장으로 130여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사가정시장. 무엇보다 7호선 사가장역에서 가까워 교통이 편리한 점이 장점이다.

또한 규모가 있는 만큼 농수산물과 축산물, 의류와 잡화, 음식점 등 그 취급 영역이 폭넓다는 것도 이점이다. 특히 지역민들에게 인기 있는 순댓국, 닭강정 등 맛집들이 숨어 있어 맛집을 찾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찾아도 좋은 곳이다.

주말 오후 사가정시장을 찾은 사람들 [사진=백나은 기자]
주말 오후 사가정시장을 찾은 사람들 [사진=백나은 기자]
주말 오후 사가정시장의 모습 [사진=백나은 기자]
주말 오후 사가정시장의 모습 [사진=백나은 기자]

◆시장 환경개선에 힘써

사가정시장은 1970년 도깨비 난전으로 시작해 50년 넘게 명맥을 이어온 전통시장으로 사가정이라는 지역명은 조선의 문신 서거정의 호인 사가정(四佳亭)에서 유래됐다. 지하철 7호선 사가정역에서부터 용마산 등산로로 가는 횡단보도까지 시장길이 이어져 있으며, 시장 골목마다 다양한 가게들을 만날 수 있다.

그동안 사가정시장은 면목지구중심 계획지역 내에 포함돼 있어 개발가능성으로 인해 시설현대화사업에서 번번이 제외돼 다른 시장에 비해 노후화가 심각했었으나, 4년 전 사가정시장 및 주변도록 폭 4m, 길이 420m 구간에 아스팔트 포장을 완료하는 등 도로를 깔끔하게 정비하면서 시설의 현대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가정시장 내 방앗간의 모습 [사진=백나은 기자]
사가정시장 내 방앗간의 모습 [사진=백나은 기자]

시장 상인과 이용객들의 안전과 편리를 위해 시장 내 어두운 거리환경 개선을 위한 보안등 설치, 노후된 상수도관 교체, 판매대 개선사업, 시설정비 등 시장환경개선과 더불어 사가정시장을 도시재생사업과 접목해 지역경제 발전과 환경 개선도 함께 도모하고 있다.

올 초에는 중랑구가 실시한 ‘설맞이 전통시장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지역민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는 시장이 되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사가정시장에는 3년 전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와 맛집으로 인정받거나 솔루션을 받아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곳들도 있어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만두만 만둣집과 소문난 아구찜 등이 백종원의 골목시장에 나왔던 곳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줄 서서 먹는다는 바다장어집 ‘장어굽는 총각들’, ‘3인분+3인분’으로 가성비 갑이라는 ‘온초심 숯불닭갈비’ 등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전통시장이다.

주말 오후 사가정시장의 모습. 다소 한가한 모습의 골목도 있다. [사진=백나은 기자]
주말 오후 사가정시장의 모습. 다소 한가한 모습의 골목도 있다. [사진=백나은 기자]

◆재래시장의 향기 느껴져

여느 재래시장이 그렇겠지만 사가정시장 역시 골목마다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곳, 건어물가게, 반찬가게, 방앗간, 음식점 등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대형 전통시장과 작은 규모의 소형 전통시장 그 중간의 적당함이 주는 편안함과 편리성이 있어 지역민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특히 민족의 대명절 한가위를 앞둔 만큼 추석맞이 다양한 행사도 마련돼 있다고 하니 이번 추석명절 장보기는 대형마트보다는 가까운 전통시장에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사가정시장 골목의 모습. [사진=백나은 기자]
사가정시장 골목의 모습. [사진=백나은 기자]
사가정시장에서 만난 소라. 맛도 참 좋았다. [사진=백나은 기자]
사가정시장에서 만난 소라. 맛도 참 좋았다. [사진=백나은 기자]

8월의 끝자락, 주말에 찾은 사가정시장은 비교적 한가한 모습이었지만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의 모습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더러 등산객으로 보이는 이들이 간단하게 주린 배를 채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시장 여기저기를 구경하다가 골목 끝자락에서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먹거리를 마주하게 됐다. 다슬기라고 생각했는데 가서 보니 ‘소라’라고 붙어 있다. 가게 사모님께 여쭤 보니 바다에서 잡은 소라라고 한다. 앞서 다른 아주머니 두 분 중 한분도 “내 부산 살 때, 어릴 때 많이 먹었던 기라. 맛있다”라고 덧붙이신다.

종이컵 한 컵에 3000원, 봉지에 담아가는 것은 5000원이라고 한다. 한 봉지 사서 가는 길에 하나씩 입에 넣고 ‘쪽쪽’ 빨아 먹으니 알맹이가 잘도 빠져나온다. 중간 중간 볼이 아프도록 빨아도 안 나오는 녀석들도 있기는 했지만, 가게 사모님 말처럼 맛이 좋았던 것 같다.

가게 옆에서 먹기 좋게 소라 꽁지(?)를 잘라가며 손질하고 계시던 사장님 모습이 떠올랐다. 이제 가을로 접어든 한낮의 태양빛을 받으며 나란히 앉아 소라를 손질하는 노부부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졌다.

색다른 먹거리와 방송에도 여러 번 나온 맛집, 그리고 지역민들만 아는 숨은 맛집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는 사가정시장. 근처에 갈 일이 생긴다면 한번쯤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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