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11 기자회견에서 옥일진 부사장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유튜브 캡쳐]
24.1.11 기자회견에서 옥일진 부사장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유튜브 캡쳐]

[시사프라임 / 이가현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그룹 IT 운영방식을 그룹사 간 위수탁 방식에서 그룹사 직접 수행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운영방식 변화에 따라 개발기간 단축, 비용 절감, IT안정성 확보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11일 오전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본점에서 ‘우리금융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IT거버넌스 개편’ 기자간담회을 열고 우리FIS가 담당하던 IT 기획과 개발 업무를 우리은행과 우리카드가 직접 수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옥일진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은 “해외 선진 사례들을 벤치마킹했다”며 “DBS은행은 2016년부터 인소싱 전환을 추진해 향상된 IT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사업에 도전해 인소싱 이후 시가총액 2.2배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거버넌스 개편으로 IT 개발과 유지보수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편 이후 모바일뱅킹 등 10개 플랫폼 부서의 신규개발 업무는 은행 현업직원 260여 명과 우리FIS에서 이적한 IT인력 240여 명이 원팀으로 진행하게 된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7단계가 소요되던 개발 프로세스가 3~5단계로 줄어들게 되며 기간 역시 30일에서 2주 이내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FIS에서 근무하던 인력이 합쳐짐에 따라 은행・카드와 FIS 간 기획 및 품질관리 업무의 중복요소가 제거되어 우리은행은 약 130억원, 우리카드는 약 20억원의 판매관리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

현업직원의 IT역량 향상 또한 기대된다. 우리금융은 은행 및 카드 현업직원과 IT개발인력이 동일부서에 배치되어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Biz-IT 협업’으로 의사소통에 걸림돌이 사라져 은행과 카드사의 자체 IT 역량이 꾸준히 향상될 수 있도록 했다.

IT 불확실성 대응을 위해 사업부서-IT그룹-본부감사로 이어지는 3중 방어체계로 내부감사 조직을 재편하고 BRM 제도를 도입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도 빼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처럼 거버넌스 개편이 이루어짐에 따라 우리금융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사업도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올해 11월 오픈을 목표로 ‘우리WON뱅킹 전면 재구축 사업(New WON)’을 진행하고 있다. 'New WON'은 은행뿐 아니라 카드, 캐피탈, 종금, 저축은행 등이 하나로 연결된 슈퍼앱이다. 이번 IT거버넌스 개편으로 Biz-IT 협업에 기반한 IT 자체개발 역량 향상이 더욱 수월해졌다.

최근 우리금융은 그룹 네트워크를 비금융 디지털 기반 신사업으로 확장한 새로운 사업모델 구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이 구상하는 디지털 기반 신사업은 ▲모빌리티 ▲여행 ▲부동산 ▲통신 ▲프롭테크 등 생활 밀착형 업종과의 제휴를 통해 이루어질 예정이다.

생성형 AI, 빅데이터 등 신기술의 활용도 더욱 확성화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뱅커’를 오는 3월 선보일 예정이다. AI 뱅커는 은행 창구에서 직원과 고객 간에 오고 가는 대화를 분석하고 언어모델을 학습시켜 은행 직원과 동일한 수준의 예금 상품 상담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금융은 STO・CBDC 등 디지털 자산 시장 선점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올해 한국은행 CBDC 테스트 일정에 맞춰 CBDC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며 내년 초 서비스를 목표로 STO 비즈니스 모델 발굴과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옥일진 부사장은 “작년에는 밭을 가는 시기였다. 필요한 숙제들, 표준 프레임 워크를 구축하고 클라우드 환경을 만들고 IT인력이 들어오고 이런 부분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했다”며 “이 부분이 어느정도 정비가 되어 올해는 본격적으로 디지털 전쟁에 뛰어들어 앞서나갈 준비가 됐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성과로 보여드리겠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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