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둔화에 가성비 내세운 원통형 배터리 ‘각광’
파우치형 주력 이닉스, 완성차 업체 공장 구축에 발맞춰

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2공장. [사진=SK온]
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2공장. [사진=SK온]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기업공개(IPO)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과 글로벌 2차전지 기업 목표를 내세운 이닉스가 베터리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할지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파우치형, 각형 배터리가 주력이다. 글로벌 완성차 15개사 가운데 원통형을 채택한 곳은 3개사에 불과하다.

2차전지는 폼팩터(포장 형태)에 따라 크게 파우치형, 각형, 원통형으로 구분된다. 에너지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파우치 시장은 2022년 기준 북미 29%, 유럽 41%, 중국 4% 수준의 점유율에서 2025년에는 북미 34%, 유럽 37%, 중국 5%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시장성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를 비롯해 완성차 업체가 향후 원통형배터리를 탑재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시장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올해부터 주요 배터리업체들이 ‘가성비’를 내세운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위한 라인 구축에 나서고 있어서다.

이유는 전기차 시장이 둔화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가성비’ 전기차 생산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전기차 가격의 40%가량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 경쟁력이 중요해진 시점에서 원통형 배터리가 파우치형 및 각형 대비 가격이 저렴하고 화재 안전성에서 높다. 특히, 전기차 시장을 선도해온 테슬라가 최근 원통형 배터리 양산에 성공한 것도 베터리 시장 지형도를 바꿀만한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란 관측이다.

강동호 이닉스 대표가 지난 10일 기업공개 자리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닉스]
강동호 이닉스 대표가 지난 10일 기업공개 자리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닉스]

일단, 이닉스는 파우치형을 주력삼아 해외진출 및 생산능력 확대 계획을 밝힌 상태다. 국내에 부산 2공장 건축은 물론 미국 앨라배마주 오번시에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해 글로벌 2차전지 기업으로 변모를 시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닉스는 공모를 통해 마련되는 자금의 대부분을 공장 설립에 투입한다.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전기차용 2차전지 세이프티 솔루션(Safety Solution) 관련 제품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기 위한 거점으로 활용한다.

이닉스가 해외진출을 시도하는 것은 고객사들의 북미 전기차 시장 대응을 위한 공장 설립과 무관치 않다. 미국 앨라배마주 오번시 인근에는 현대차 몽고베리 공장, 기아차 웨스트포인트 공장, SKBA 조지아 공장 외에도 2025년 하반기 연간 35Gwh 규모(전기차 약 30만대 분량)가동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공장을 짓고 있는 현대차‧SK온 합작법인(JV), 2025년 미 조지아주에 완공 예정인 현대차 전기차 전용공장 등이 위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서둘러 IPO를 통해 모인 공모자금의 대부분을 해외공장 설립에 투입해 조기에 고객사 수요를 확보 매출 확대를 노린다.

이닉스에 따르면 미 오번시에 구축되는 공장은 2025년 완공이 목표다. 다만, 고객사 수요에 대응차원으로 임시공장을 임차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닉스 관계자는 “미국공장 준공시점 전부터 현지고객에게 제품 공급이 예정돼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공장을 임차해 생산라인을 운영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이번 공모자금 일부분이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임시공장 및 미국 1공장에 구축될 생산 공정은 TBA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설비, TBA 제품 생산을 위한 부수적인 기계장치 및 품질검사를 위한 검사장비 등의 제조라인이 구축된다.

이닉스의 주력 제품은 전기차용 2차전지의 셀과 셀 사이에서 셀의 팽창과 수축을 조절해주는 ‘배터리셀 패드’와 모듈과 모듈 사이에서 화재를 지연시키는 ‘내화격벽’이다.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이닉스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배터리셀 패드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91%이다. 반면 내화격벽은 0.69%에 불과하다. 이들 전체 매출은 388.4억원이다.

강동호 대표는 IPO 기자 간담회서 “올해 배터리셀 패드와 내화격벽만으로 약 55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이는 주요 고객사의 생산 계획이 늘어난다면 증가할 수 있는 보수적인 수치로, 2025년에는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두 제품만으로 약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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