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원장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함께 한 만찬
정치권, 정보위 소집해 대화 내용 공개 요구할 듯

21일 서울 강남 모처 식당에서 서훈 국정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이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 영상 캡처
21일 서울 강남 모처 식당에서 서훈 국정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이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 영상 캡처

[시사프라임 / 박선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최측근으로 불리는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21일 강남의 한 한정식에서 만남을 두고 정치권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양 원장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함께 한 만찬”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야당 4당은 일제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27일 양 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한 매체가 저와 서훈 국정원장의 만찬 사실을 보도했다. 제가 고위 공직에 있는 것도 아니고 공익보도 대상도 아닌데 미행과 잠복취재를 통해 일과 이후 삶까지 이토록 주시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취재 및 보도경위에 여러 의문을 갖게 된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앞서 인터넷 매체인 <더 팩트>는 이날 ‘두 사람이 21일 오후 6시20분부터 4시간 이상 서울 강남의 한 한정식집에서 독대했다’고 보도했다.

양 원장은 “서 원장에게 모처럼 문자로 귀국인사를 드렸고, 서 원장이 원래 잡혀있었고 저도 잘 아는 일행과의 모임에 같이 하자고 해 잡힌 약속”이라며 “사적인 지인 모임이어서 특별히 민감한 얘기가 오갈 자리도 아니었고 그런 대화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사에서부터 전철 한 시간, 식당 잠복 서너 시간을 몰래 따라 다니며 뭘 알고자 한 것이냐. 추구하고자 한 공적 이익은 무엇이냐”며 “기자정신과 파파라치 황색 저널리즘은 다르다. 적당히 하면 좋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양 원장과 서훈 국정원장과의 만남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은 부적적한 만남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당대표 주재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 참석한 나경원 원내대표는 “민감한 정보가 모이는 국정원 수장과 집권여당 싱크탱크 수장의 만남은 누가 보더라도 부적절한 만남”이라며 “서훈 국정원장은 왜 만났는지, 어떤 논의를 했는지 밝히고, 민감하고 부적절한 논란을 빚은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는 지금 알 수 없지만, 국정원장이 여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과 장시간 독대를 가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치 개입의 의혹을 살 소지가 충분하다”며 “정보위원장을 맡은 이혜훈 의원과 의논해 정보위가 개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자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로부터 배운 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고,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할 국정원장의 처신도 부적절하다”며 “국민들의 비난을 받을 만한 처신으로 그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정원장은 국회 정보위에 즉각 출석해 대화 내용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서훈 국정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독대 의혹이 제기됐다. 만약 사실이라면 매우 부적절한 만남이자, 촛불의 기반을 흔드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적 중립을 망각한 과거 국정원의 그늘이 촛불의 시작이었다는 사실을 당사자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한 치의 의혹이 남지 않도록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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