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훈 칼럼] 중추가절
[안성훈 칼럼] 중추가절
  • 안성훈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8.1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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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훈 카이스트 총동문회 이사
안성훈 카이스트 총동문회 이사

추석을 '중추가절'이라고 한다. 더도 덜도 말고 추석만 같아라는 말도 있다. 1년 중 가장 아름답고 넉넉한 행복한 때가 추석이라는 표현일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추석이 참 빠르다. 한 달쯤 뒤인 9월 13일이다.

한 해 농사를 지은 햅쌀과 과일 등으로 차례상을 차리고 선조님께 제사를 하는 것인데 빠르게 결실이 맺어질지 모르겠다. 또 힘든 것은 추석 이전에 산소 벌초를 하는 것인데 한 여름 뙤약볕을 견디어야 하는 힘든 과정이다.

아무튼 이른 추석으로 인한 여러 가지가 있지만 민족의 명절을 맞는 기쁨이 크다. 온 가족과의 만남은 정이 넘치는 즐거움이다.

이제 입추를 지나니 최고조의 열기가 서서히 줄어든다. 공기 중의 습기가 감소한다. 계절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제사에 관한 올바른 이해이다.

오래전 제사는 1년에 4번을 지냈다. 계절에 따른 것이다. 그러다가 번거로워 2번으로 줄였다. 봄과 가을이다. 지금도 공자의 '석전대제'가 춘기와 추기로 두 번 열리는 것이 바로 그 사례이다.

그러다가 힘들어 1년에 1번으로 바뀌면서 기일이 제삿날이 된 것이다.

조선 양반사회에서 일반 평민은 부친 이전의 조상 제사를 금했다. 정1품 영의정 같은 경우에나 4대 봉사로 고조까지 제사한 것이다. 또한 차례라는 말은 술이 아닌 차라는 뜻이다. 지금도 명문가 윤증 후손들은 술대신 물로 제사를 한다. 지나치게 술에 매이고 음복을 하고 취하여 가족 간의 다툼을 할 필요가 없다. 이것은 일본이 만든 잔재이다.

또한 차례상은 간소하여야 한다. 화려한 고려청자가 소박한 조선백자로 바뀐 것이 불교 위주 시대에서 조선의 성리학이 근본적으로 추구한 검소를 숭상하는 정신의 표징이다.

우리가 추석을 맞아 요란하게 상을 차리고 고조까지 4대 봉사하며 나아가 이제는 조상 산소를 크게 조성하고 비석을 요란하게 세우는 것은 실제 조선에서는 금하고 있던 사항이다. 경국대전에 자세한 사항이 나와 있다.

요즘 와서 당시에도 없던 안하던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원인은 갑오경장과 일제 호적제 실시로 상민이 양반족보에 허위로 편입되면서 생긴 일로 짐작된다. 원래 가짜가 요란한 법이다. 이로 인하여 주부나 여성들은 명절 증후군을 겪고 이혼에 이르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형식에 매이기보다 조상을 존경하고 가족 간 화합하는 정겨운 마음이다.

"명절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현대화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각 문중에서 어른이라며 들은 풍월이 이어져 억지로 예법 등을 강요하고 권위를 내세우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명절 가족 간의 다툼으로 이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소한 전통문화에 대한 상식이 필요하다. 이에 관하여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물다.

성인도 시속을 따라야 한다는 말이 있다. 예법은 고정화 된 것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적절하게 변화하는 것이다. 우리가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것과 같다. 이같이 적절히 바뀌는 것이 예법의 기본인 것이다.

족보나 축문과 같은 곳에서 지나치게 어려운 한문으로 된 글을 사용하거나 제사 복장도 꼭 예전을 고수할 필요가 없다. 이것이 예법을 현대화 하여야 하는 이유이자 필요성이다.

아무튼 가득하던 열기가 극에 달하여 이제 가을로 바뀌어 간다.

다가오는 아름답고 행복 가득한 우리 고유의 명절인 중추가절, 한가위 추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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