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우리금융
출처=우리금융

[시사프라임 / 박시나 기자]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유력 거론되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에 대한 노조의 사퇴 압박이 거세다.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오는 27일 차기 회장 후보 8명 중 숏리스트 2~3명을 선정하는 가운데 임 전 위원장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임 전 위원장은 출사표를 던진 상태. 노조는 임추위에서 임 전 위원장이 포함될 경우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26일 우리금융노조에 따르면 27일 임추위 후보에 임 전 위원장이 포함될 시 우리금융 직원들을 대상으로 낙하산 반대 서명운동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모피아’ 인사가 차기 회장에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 내부 방침을 세운 만큼 적극적인 반대 움직임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노조 관계자는 <시사프라임>과 통화에서 “우리금융 직원들을 대상으로 반대 서명운동을 받아 이사회에 전달하는 등 여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노총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수조원의 손실로 금융소비자와 노동자들을 고통의 나락으로 쳐넣은 사모펀드 손실사태의 책임을 져야 할 임 전 위원장이 유력 차기 회장 후보 명단에 선정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어 “반성하기는커녕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지원했다는 것은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펀드사태로 고통 받고 있는 우리금융 임직원과 피해자들을 기만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금융지주 후보직 사태를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긴급기자회견을 연 우리금융 노조는 “우리금융은 모피아 올드보이의 놀이터가 아니다”며 “우리금융 회장 자리를 관치의 보금자리로 전락시킬 수는 없다”며 “금융노조와 우리금융지주 노동자들 이사회가 어떠한 외압에도 흔들리지 말고 내부 조직 상황을 잘 아는 내부인사를 회장으로 선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NH농협금융지주를 제외하곤 내부 인사 후보가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세대교체라는 명분으로 내부 인사 후보가 오른 만큼 우리금융 역시 내부 인사가 올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BNK금융의 회장 차기 회장 인선과 관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12월 21일 “후보 중 오래된 인사거나, 정치적 편향성이 있거나 과거 다른 금융기관에서 문제를 일으켜 논란이 됐던 인사가 포함돼 있다면 사외이사가 알아서 걸러주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올드보이’ 및 물의를 빚은 인물에 대한 후보를 제외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금융당국의 수장에서 나온 발언으로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금융의 차기 회장 도전에 나선 임 전 위원장은 가이드라인에 걸리게 되는 셈이다. 노조의 주장처럼 사모펀드 사태의 시작점인 규제완화를 진두지휘한 인물이고, 올드보이에 맞는 인사이기 때문이다.

노조는 우리금융이 민영화를 완전 민영화를 이룬 만큼 이번에 ‘모피아’ ‘관치’를 끊어내는 적기로 보고 있다. 이런 명분을 삼아 내부 인사가 차기 회장에 올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금융권이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임 전 위원장이 차기 회장에 오를 경우 우리금융만 퇴색해 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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