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 배경에 다소 안정된 물가 악화된 경기 우려 감안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에 한은 “시기상조“ 시장은 인하에 무게

한국은행 . [사진 / 백다솜 기자]
한국은행 . [사진 / 백다솜 기자]

[시사프라임 / 박시나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회 연속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떨어지는 추세 속 금융 및 경기 침체를 안정화할 필요성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금리 동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11일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1월 3.50%로 오른 이후 2회 연속 동결이다.

연속 동결에 나서면서 시장에선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 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동결 배경은 다소 안정된 물가를 꼽는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5.1%를 기록한 이후 올해 1/4분기 4.7%로 둔화됐다. 1월 5.2%로 이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4.8%, 3월 4.2%로 감소했다.

석유류 가격이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크게 하락했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은 전월 수준(4.0%)을 유지하며 지난해 말 이후의 더딘 둔화흐름을 지속 중이다.

여기에 악화되는 경기 지표에 부동산PF 등 불안한 금융 시장의 안정이 급선무인 만큼 금리 인상 보다 동결에 무게가 실렸다는 평가다.

경기 우려가 커지는 것도 한은이 쉽게 인상을 결정하지 못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통관기준 3월 무역수지는 -46억2000만 달러로 13개월째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2월 경상수지는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번 동결은 금통위 위원 만장일치였다. 다만, 향후 물가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금리 인상을 놓고선 위원들 간에 갈렸다.

한은에 따르면 향후 물가 전망에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공공요금 인상 시기 및 폭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6명 위원 중 5명은 최종 금리 수준을 3.75%로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반면, 1명은 3.50% 동결 유지 의견을 냈다. 지난 회의 때 3명 이었던 최종 금리 수준에서 좀 더 매파적으로 변했다. 물가 안정이 금리 인상 여부의 최우선 과제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물가 관리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한은은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고 물가도 상승률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엔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서 “연말 물가 수준이 3% 초반 선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목표에 수렴한다고 확신이 들기까지는 금리 인하를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현재로서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물가 경로 불확실성은 높지만 최근 높아지고 있는 금융 불안과 경기 하강 우려 등을 감안할 때 전반적으로 수요 부진에 따른 물가 하락 기조가 크게 변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국제유가 또한 감산에도 불구하고 수요 부진에 따라 급격한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보는 만큼 연내 물가 하락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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