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0.24. 양재역 안에 위치한 올리브영 입구 [사진=고문진 기자]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국내 3대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중 롭스와 랄라블라가 올해 말까지 로드샵 철수 의사를 밝힌 가운데 업계 독보적 1위 올리브영의 필수불가결한 성공 포인트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이에 올리브영 만의 성공 요인과 더불어 국내 헬스앤뷰티 스토어에 대한 전망에 대해 다룬다.

◆ 위기를 기회로... '옴니채널' 마케팅으로 코로나 돌파구 마련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올리브영도 큰 타격을 입었다.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한 H&B 업계 입장에서는 하루 아침에 강제로 '고객과의 거리두기'를 하게 된 것. 이 여파로 올리브영 매출은 2019년 1조 9,600억 원에서 2020년 1조 8,739억 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리브영은 위기 극복을 위해 '옴니채널' 이라는 마케팅 카드를 꺼낸다. 옴니채널이란 소비자가 온·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각 유통 채널의 특성을 결합해 어떤 채널에서든 같은 매장을 이용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쇼핑 환경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올리브영은 옴니채널 서비스를 적용, 온·오프라인을 연계하여 온라인몰에서 주문 후 빠르면 3시간 이내에 매장에서 집으로 주문 물품을 배송해주는 '오늘드림'과 가까운 매장에서 직접 수령할 수 있는 '오늘드림 픽업' 서비스로 차별화 전략을 펼쳤다. 이에 2021년 2조 1,192억 원의 매출로 다시 상승세에 돌입한다.

코로나의 위기도 잘 이겨낸 올리브영이지만, 처음부터 꽃길은 아니었다. 작은 부서에서 시작된 올리브영은 출범 당시 CJ 내부에서도 좋은 평을 받지 못할 거로 예상되는 기업의 '구멍'이었다. 이 예상은 적중, 1999년 서울 신사동 1호점 출범 이후 10년간 적자를 면치 못하다 2008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

 

22.10.24. 옴니채널 마케팅 광고 내용이 담긴 올리브영 포스터 [사진=고문진 기자]

◆ '선 시장 선점'과 '출점 가속화'

10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던 첫 번째 비결은 '선 시장 선점·출점 가속화'다. 올리브영은 우리나라에서 운영된, 드럭스토어(Drugstore)의 형태를 띤 첫 매장이었다.

의사 처방 없이 판매 가능한 의약품을 중심으로 건강·미용 관련 상품이나 신선 식품 이외의 식음료 등을 셀프서비스로 단시간에 구매할 수 있는 소매 형태인 드럭스토어는 우리나라에 H&B 시장이 들어오기도 전부터 해외에서는 이미 대중화되었다.

대표적인 예로 랄라블라의 전신이었던 '왓슨스'가 있다. 홍콩 기업으로 아시아 1위 드럭스토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사업 성공에 실패한 기업이라는 수식어가 추가된다.

2005년 GS리테일과 합작하여 왓슨스코리아로 진출했으나, 토종 기업 올리브영에 맥을 못 추다 2018년 왓슨스코리아가 GS리테일에 흡수합병되면서 한국 사업을 철수하게 된다.

해외의 드럭스토어는 의약품 중심으로 발전했으나, 우리나라에선 의약품 규제로 인해 화장품 중심 헬스앤뷰티 스토어로 전략했다.

국내 첫 H&B 매장 운영과 동시에 올리브영은 '출점 가속화' 부스터를 사용, 직영점 및 가맹점의 개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며 고객으로 하여금 '어딜 가나 존재하는 매장'이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한다.

이에 후발주자로 나선 롭스나 랄라블라(구 왓슨스코리아)가 제아무리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들 고객들의 인식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2013년 롭스 출범 당시 보다 높은 임금 책정과 인센티브로 올리브영의 직원들을 빼내가는 롭스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화제였지만, 이 같은 움직임에 일부 직원의 이동은 있었겠으나 고객의 발걸음까지 돌리지는 못했다.

올 상반기 기준 올리브영 매장 수는 1,275개. 롭스와 랄라블라의 매장이 가장 많았던 때 두 브랜드의 매장 수를 합쳐도 200개에 못 미치는 것과 비교하면 역시나 월등한 차이를 보인다.

◆ CJ 계열사 포인트 통합 적립·사용

3사 모두 각 사의 포인트 통합 적립과 사용이 가능하지만 랄라블라의 경우 GS포인트로 셋 중 가장 가용성이 떨어졌다. 이어 롭스의 롯데포인트는 롯데 계열사 통합으로 범주는 넓어 보일 수 있으나 포인트 적립률이 낮아 있으나 마나 한 제도라며 고객들의 원성이 잦았다.

반면 올리브영의 CJ 포인트는 CGV를 포함, 엔터테인먼트산업을 자주 접하는 젊은 층이 많이 찾는 브랜드가 주를 이루는 기업 특성상 가용성이 좋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올리브영에서 화장품을 사고 받은 포인트를 모아 가까운 CGV로 달려가 보고 싶은 영화를 볼 수도 있고, (지금은 매각됐지만) 당시 같은 계열사였던 투썸에 가서 커피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CJ 포인트만의 강점으로 뽑기 충분했다.

◆ '서비스 품질 만족도'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직원 관리

올리브영에서 오래 근속했던 퇴직자의 말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서비스 품질을 매우 중시한다고 한다. 실제 3사 매장의 고객 만족도를 보면 롭스나 랄라블라에 비해 올리브영은 "직원분이 친절합니다"라는 매장 이용 후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비결은 바로 매장마다 직영 직원 배치를 통해 체계적으로 직원 관리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맹점 아르바이트생 대상으로 직영점에서 교육을 실시, 고객 만족도로 이어지도록 주기적으로 관리한다.

편안한 차림으로 동네에 나가, 친절한 직원의 안내에 따라, 한 곳에서 여러 브랜드를 비교해보며 원하는 물건을 구매하고, 쌓인 포인트는 내가 원하는 곳에서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이처럼 편리한 매장을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물론 이런 올리브영에게도 해외 시장 공략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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