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0.24. 양재역 안에 위치한 올리브영 입구 [사진=고문진 기자]
양재역 안에 위치한 올리브영 입구 [사진=고문진 기자]

[시사프라임/고문진 기자] (1편에 이어) H&B스토어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가지고 이용객의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고 국내 1위 올리브영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에 대해 짚어봤다.

이번 설문은 지난 10월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라는 주제로 총 5개의 질문에 대해 20~45세 연령층의 국내 H&B스토어 이용객 6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 즐겨 찾는 H&B스토어 압도적 1위 올리브영

 

"즐겨찾는 H&B스토어를 선택해주세요" 질문에 대한 응답 결과 [그래픽=고문진 기자]
"즐겨찾는 H&B스토어를 선택해주세요" 질문에 대한 응답 결과 [그래픽=고문진 기자]

복수 선택 가능, "즐겨찾는 H&B스토어를 선택해주세요" 질문에 대한 결과로 응답자 64명(82.1%)이 올리브영을 선택했다. 이어 랄라블라 7명(9%), 롭스 5명(6.4%), 세포라와 기타 각 1명(1.3%) 선택했다. 올리브영 이외의 브랜드를 선택한 응답자는 해당 브랜드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올리브영을 함께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 언택트를 넘어 온택트 시대임에도 '오프라인 방식'을 선호하는 이용객들

 

"H&B스토어 이용 시 온/오프라인 중 선호 방식을 선택해주세요" 질문에 대한 응답 결과 [그래픽=고문진 기자]

코로나 이후 생긴 신조어 중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반대를 뜻하는 언(un)을 붙인 언택트(untact)는 비대면, 비접촉을 의미한다. 온택트(ontact)는 코로나의 장기화로 인한 일상적 언택트 생활에 온라인을 통한 전시회 및 공연 등을 즐긴다는 의미의 신조어이다.

언택트를 넘어 온택트의 시대를 맞이한 현재, 그럼에도 응답자 51명(78.5%)은 H&B스토어 이용 시 오프라인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오프라인을 선택한 김 모씨(29, 여)는 "대학가 근처에 사는데 집 앞에만 올리브영 매장이 3개라 굳이 어플 다운받고 로그인할 필요가 없다"며 오프라인을 선호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온라인을 선택한 강 모씨(32, 여)는 "직장에서는 종일 앉아 업무를 보고, 퇴근 후에는 밀린 살림과 육아를 생각하며 빠르게 움직여야 하므로 남편과 아이가 잠든 늦은 시간 핸드폰을 통해 여유롭게 쇼핑하는 그때가 유일한 힐링타임"이라며 온라인을 선호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 '일(한) 동네 일 올리브영'... 쉬운 접근성으로 고객의 발걸음 사로잡는 올리브영

복수 선택 가능, "국내 H&B스토어 1위는 올리브영이 다수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질문에 대한 결과로 ▲매장 수가 많아 접근성이 좋음(59명, 31.6%) 이 가장 높았다.

이어 ▲진열된 상품 종류가 다양함(27명, 14.4%) ▲정기적인 빅세일(26명, 13.9%) ▲CJ ONE 통합 포인트 제도(25명, 13.4%) ▲입점된 브랜드가 다양함(20명, 10.7%) ▲온라인몰 오늘드림(당일배송) 서비스(17명, 9.1%) ▲친절한 고객 응대(10명, 5.3%) ▲기타(3명, 1.6%) 로 집계됐다.

눈여겨 볼 점은 기타란에 ▲매장 느낌이 주는 편안함과 익숙함 ▲직접 체험 가능 ▲광고 의견이 있었다.

설문에 응한 최 모씨(23, 남)는 "매장 수가 많은 거랑 연결된 부분일 수 있는데 아무래도 (올리브영이) 자주 보이는 매장이니 친숙한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선택권'을 좁히는 올리브영의 독식…이용객 입장에서는 마냥 반가울 수 없어

'올리브영의 독식(독점)'이라는 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질문에 28명(43.1%)의 응답자는 "선택권이 줄어드니 다른 H&B스토어도 좀 더 활성화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줬다.

용산역 롭스 앞에서 만난 이 모씨(21, 여)는 "사실 올리브영 자체에 뭐가 많아서 큰 불편이 없지만, 순위를 앞다투는 경쟁사가 나타나면 보다 할인율이 높아질 수도 있고 더 다양한 제품을 들이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물건 사는 우리로서는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반면 23명(35.4%)은 "올리브영이 잘 되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14명(21.5%)은 "아무 생각 없다"를 선택, 해당 선택지를 고른 박 모씨(31, 여)는 "개인적으로 어떤 매장인지가 중요하지 않고 그저 가깝고 필요한 물건 제때 살 수 있으면 그만이라 그게 올리브영이든 다른 매장(브랜드)이든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22.10.19. 폐점 세일 문구가 붙은 랄라블라 미아사거리점 입구 [사진=고문진 기자]
폐점 세일 문구가 붙은 랄라블라 미아사거리점 입구 [사진=고문진 기자]

◆ 롭스·랄라블라 골수 이용객의 아쉬움…“그들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롭스와 랄라블라만의 나름 좋은 면이 있었는데 아쉽다"는 의견에 26명(40%)이 응답했다. 

김 모씨(34, 여)는 "올리브영, 랄라블라 두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일하면서 단순 이용객일 때는 몰랐던 각 사만의 장점이 보였다. 물론 올리브영의 규모가 더 크지만 양사에서 일해본 입장으로서 장점이 부각되지 못하고 사라진다는 소식에 아쉬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력에서 밀리니) 당연한 수순이다"에 18명(27.7%)이 응답했다. 이어 "아무 생각 없다"에 19명(29.2%), 기타 2명(3.1%)의 의견이 있었다.

기타를 선택한 정 모씨(39, 여)는 "차별화를 두어 올리브영과 경쟁이 되도록 철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어떻게 보면 첫 번째 선택지와 비슷한 맥락에서의 생각"이라며 덧붙였다.

◆남겨진 숙제

지난 기사(올리브영의 이유 있는 독식①)에서 언급했듯, 국내 H&B스토어에서 올리브영의 건재함을 건드릴 상대는 당분간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이런 올리브영에게도 약점이 있다. 바로 해외 시장에서의 지지부진한 성과.

올리브영은 2013년 중국, 2018년 미국 현지로 직접 진출했으나 계속되는 적자 누적에 결국 정리 수순을 밟았다. 작년 기준 중국에 1곳의 매장을 남기고 온라인사업으로 전환, 미국 법인은 청산했다.

이에 올리브영은 해외진출의 실패를 교훈 삼아 현지 파트너사를 통한 진출로 전략을 바꾸고 해외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끝없는 실패에도 해외진출을 포기하지 않는 까닭은 국내시장에서의 성장세를 더는 이어가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내 헬스앤뷰티(H&B)시장은 21년 기준 2조 원 규모에서 정체, 올리브영의 국내 점유율 또한 70% 수준으로 월등히 높아 시장·점유율 확대를 통한 성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올리브영이 해외 시장에서의 긍정적 성과와 더불어 국내 이용객이 요구하는 개선의 목소리를 모두 수용하며 정말 '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앞으로 어떤 혁신적인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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