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생계비 지원' 대상 사칭 문자 유포 기승
상반기 카뱅 사칭 보이스피싱 피해 가장 많아

카카오뱅크 보이스피싱 사칭 문자.  [사진=제보자 김씨 제공]
카카오뱅크 보이스피싱 사칭 문자. [사진=제보자 김씨 제공]

[시사프라임 / 박시나 기자] 금융권을 사칭해 고객의 돈을 뜯어내려는 보이스피싱이 당국과 금융권의 대비에도 근절되지 않고 있어 금융소비자들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5일 김모씨(남 48세)는 한통의 문자를 받았다. ‘긴급생계비 지급대상 안내’문자로 연말연시 민생을 위한 취약층 금융지원정책 및 긴급생계비 지급 대상자로 선정됐다며 수령절차를 안내해드리니 지금 바로 전화로 신청 바란다는 내용이다. 접수기관은 카카오뱅크(카뱅)로 되어있다.

김 씨의 연봉은 5000만원으로 여태껏 긴급생계비 지급 대상자로 선정된 바 없다. 김 씨는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고 보고 카뱅에 바로 연락했다.

카뱅 관계자는 “사칭 문자, 전화와 관련해 절대로 전화나 문자로 대출을 권유하지 않는다”며 “고객에 안내하고 있는 내용(공지사항) 링크 보내드리니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카뱅의 답변을 듣고 난 김씨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만약 생계비지원 대상에 해당됐다면 깜박 속을 수 있었다”며 “다행히 의심이 들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 씨처럼 보이스피싱 의심이 들 경우 해당 금융권에 직접 연락을 통해 확인만 받는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긴급생계비 지원 대상에 해당하는 금융 소비자는 의심하는 경우가 드물어 피해 사례가 적지 않다.

카뱅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사를 사칭하는 보이스피상 접수 문의가 (금융소비자) 많이 오고 있다”며 “문자로 대출을 권유하지 않는다는 공지내용을 홈페이지 및 카톡을 통해 알리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올해 상반기 카뱅의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42억원에 달한다. 이는 인터넷은행 3사의 피해액 77억원의 54.5%에 달하는 수준이다. 사기이용계좌수도 카카오뱅크가 3270개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규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용자들이 상대적으로 편리한 인터넷은행들은 오히려 보이스피싱 피해 증가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피해는 1금융권도 예외는 아니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의 보이스피싱 피해금액 현황은 △신한은행 2357억원 △국민은행 2221억원 △우리은행 1984억원 △하나은행 1017억원으로 집계(대면편취형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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