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부회장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부회장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시사프라임 / 김종숙 기자] 올해 첫 회장 직함을 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장단 대부분을 유임하며 ‘안정속 혁신’ 기조를 내세운 반면 임원 인사에선 성과주의 입각한 승진자를 배출하고 향후 10년 이상 미래를 짊어질 ‘젊은 피’를 대거 기용했다.

미래 불확실성이 커진 현재 그룹 수뇌부는 안정기조를 유지한 채 임원급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삼성전자는 6일 임원급 인사를 단행하며 부사장 59명, 상무 107명, 펠로우 2명, 마스터 19명 등 총 187명을 승진 조치했다.

직급과 연차에 상관없이 성과를 내고 성장 잠재력 갖춘 인물을 과감하게 발탁했다. 이 기조에 따라 임원급 인사에는 30대 상무 3명, 40대 부사장 17명 등 젊은 리더가 다수 포진됐다.

40대 부사장은 지난해 10명보다 7명 더 많아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성과주의 원칙 하에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리더십 보강을 위해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며 “글로벌 경제 불황에 따른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한발 앞서 도전적으로 준비하고 과감하게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을 수 있도록 젊은 리더와 기술 분야 인재 발탁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40대 및 30대 임원급 인사 대부분은 DX, DS부문에서 대거 나왔다. 대표적으로 DX부문 MX사업부 전략제품개발1그룹장 문성훈 부사장은 48세로, 갤럭시 S 시리즈, Foldable폰 등 당사 주력 제품 H/W 개발을 주도하며 신규 기술발굴에 기여하는 등 모바일 비즈니스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DX부문 생산기술연구소 H/W기술그룹 배범희 상무는 37세로, 세계 최초 RF 신호전송, Flexible PCB 등 미래 주력기술 확보와 다수의 논문/특허를 출시하여 당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한 공로로 이번에 승진했다.

DS부문 S.LSI사업부 Modem개발팀장 이정원 부사장은 45세로, Modem System 전문가다. Modem 알고리즘 개선 및 설계 최적화 등을 통해 5G Modem 성능 향상 및 Modem 제품 경쟁력 제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DS부문 메모리사업부 Flash PA1팀 이병일 상무는 39세로, Flash 제품개발 전문가다. 신공정 이해도와 최적화 노하우를 바탕으로 V낸드 신제품 적기 개발 및 제품 특성 개선 등에 기여해 승진했다.

DS부문 S.LSI사업부 모뎀 개발팀장 이정원 부사장(왼쪽), DX부문 MX사업부 전략제품개발1그룹장 문성훈 부사장(오른쪽).  [사진=삼성전자]
DS부문 S.LSI사업부 모뎀 개발팀장 이정원 부사장(왼쪽), DX부문 MX사업부 전략제품개발1그룹장 문성훈 부사장(오른쪽). [사진=삼성전자]

임원급 인사에서도 여성, 외국인 인재 발탁도 이어졌다. 올해 여성(9명)( 및 외국인(2명) 승진자는 11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6명이 줄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8년 인사에서 11명을 발탁한 이후 2020년 1월 9명, 2020년 12월 10명, 2021년 12월 17명을 승진시킨 바 있다.

여성 승진자로는 DX부문 VD사업부 Service PM그룹장 안희영 상무, DX부문 VD사업부 구매3그룹장 한글라라 상무, DX부문 중남미총괄 코스타리카지점장 손영아 상무, DX부문 MX사업부 CX전략그룹장 왕지연 상무, DX부문 MX사업부 마케팅전략그룹장 김세진 상무, DX부문 경영지원실 기획팀 전략그룹 안주원 상무, DS부문 반도체연구소 DRAM공정개발팀 이금주 부사장, DS부문 S.LSI사업부 Design Platform개발팀 강보경 상무, DS부문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DRAM PIE2그룹 송보영 상무가 이름을 올렸다.

특히, 글로벌전략실 출신의 우수 외국인 인재를 전략적으로 현장에 전진 배치해 글로벌 비즈니스 확산에 나선다.

DX부문 VD사업부 SEAVO 저메인 클라우제 상무는 싱가포르 동남아총괄 TV 영업관리 총괄로 동남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TV 매출 성장세를 견실히 유지하며 당사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데 기여한 평가를 받는다.

DX부문 사업지원T/F 다니엘 아라우조 상무는 경영기획 및 M&A 전문가다. 전사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과 신기술 바탕의 패러다임 변화를 위한 M&A 로드맵 수립을 주도해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승진자 명단을 보면 생활가전사업부 임원급 승진자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장급 인사에서 한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여파가 임원급 인사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 7월부터 논란이 된 ‘세탁기 파손 사태’와 실적 악화가 겹치면서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이번 임원 인사의 특징은 젊은 기술 인재를 대거 발탁한 데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자리에서 “시장의 혼동과 변화, 불확실성이 많은데 이를 예측하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 저희가 할 일”이라며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같다”고 말했다.

DX부문은 반도체 업황 악화로 실적이 악화됐고 TSMC에 1위 자리를 내줬음에도 승진자를 배출한 것을 보면 반도체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이 회장의 의중의 이번 승진 명단에 읽히는 대목으로 젊은 기술 인재를 대거 발탁해 미래에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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